- 野 “헌재 무력화 막기 위해 모든 일 할것”
- 與 ‘8인 체제’ 유리 판단… 尹 판결 촉구
- 조경태는 “헌재 판단 따라 馬 임명해야”
- 임명되더라도 심리 참여 여부는 미지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가 지연되는 가운데 마지막 변수인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 여야가 결사 항전을 벌인다. 헌법재판소의 선고 지연이 ‘인용 정족수’ 6인을 확보하지 못한 신호가 아니냐는 안팎의 추측 속에 더불어민주당은 마 후보자 임명에 전력을 쏟아 붓고 있다. 마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법재판소 9인 체제를 완성한 상태에서 보수 성향의 재판관 3명이 이탈해도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4월 1일까지 마 후보자가 임명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한덕수 권한대행을 재탄핵하는 방안과 권한대행 시절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탄핵하는 ‘쌍탄핵’ 카드도 고려 중이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3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권한대행 재탄핵을 추진하나’라는 물음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헌재가 사실상 무력화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나머지 국무위원들도 탄핵하는 ‘연쇄 탄핵’의 필요성까지 주장한다.
국민의힘 최다선(6선)인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도 SBS 인터뷰에서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것을 헌재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으면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헌재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민주공화국”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마 후보자가 임명된다고 하더라도 심리에 참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 후보자가 심리에 참여하려면 변론을 재개해야 하고, 새로 투입된 재판관이 탄핵심판 내용을 숙지하는 변론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한다. 4월 18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임기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 같은 절차가 압축적으로 가능할지 논란이다. 최종 결심은 헌법재판관들의 몫인데 일부 재판관이 동의하지 않으면 시간이 더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일각의 추측 대로 탄핵 인용 대 기각 의견이 5대 3의 상황에서 뒤늦게 합류한 마 후보자의 의견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생긴다. 강성 지지층에 탄핵 불복의 여지를 남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마 후보자 임명을 끝까지 저지하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마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마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법복을 입은 좌파 활동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이미 헌재는 8명의 재판관으로 심리를 마쳤다. 8명으로 충분히 선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민주당이 마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두고 “탄핵 심판이 뜻대로 되지 않자 어떻게든 판을 바꿔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그러면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헌법재판관 한 사람, 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조속히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간 신중한 판단을 요구해온 국민의힘이 오히려 헌재의 신속한 선고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현 8인 체제가 유리하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