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대응·내부 분열 수습 나서
- 7일 비대위서 경선관리위 구성
- 후보 10여 명…룰 놓고 진통 예상

‘장미대선’이 본격화하면서 국민의힘의 고심도 깊어진다. 이재명 당대표 독주 체제를 일찌감치 구축한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후보군만 난립한 채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이중 과제와 마주했기 때문이다. 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현 지도부를 재신임하고 이르면 7일부터 대선 체제를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6일 국회에서 굳은 표정을 한 채 의원총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내부에선 탄핵 책임론 등을 놓고 당 내부 파열음이 커지는 상황을 진정시키고 조속히 당을 재정비해 조기 대선 준비에 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당 지도부는 6일 4선 이상 중진 간담회와 의원총회 등을 잇달아 개최하며 향후 대선 대응 및 내부 분열 수습에도 나섰다. 당 지도부는 7일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관리위원회의 구성도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탄핵 책임론이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당내 경선을 우선 통과해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경선룰은 ‘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국민의힘 지지층) 50%’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 성향 응답자의 70~90%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 이에 경선 룰에서 당원 투표 비율이 클 수록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던 후보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이 클수록 중도층에 소구력이 큰 후보가 유리하다. 이에 민심이반을 내세워 일반 여론조사 투표 비율을 확대하자는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역선택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가나다순) 등 10명 이상의 후보군이 거론된다. 이번 주 시장직을 사퇴하는 홍 시장은 이날 SNS에 “참 바쁜 한 주가 될 것 같다”며 자신의 저서 출간과 퇴임 인사 등의 일정을 소개했다. 최근까지의 보수층 차기 지도자 지지율만 보면 김문수 장관이 가장 우세하다.

하지만 당이 본격적으로 조기대선에 돌입하면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있다. 특히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 내지는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적지 않다. 이에 향후 중도 확장형 후보로 무게의 추가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의원, 유 전 의원, 한 전 대표 등 중도 확장성을 가진 인물이 부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탄핵찬반 책임론 등을 두고 당내 경선이 진행되면 이른바 ‘컨벤션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대권 주자들은 경선 과정에서 중도 확장성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상대할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찬탄파’(탄핵 찬성파) 대 ‘반탄파’(탄핵 반대파)로 나뉘어 ‘윤석열 파면’의 책임을 놓고 선명성 경쟁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방 흐름이 점쳐지는 민주당 경선에 비해 국민의힘은 경선이 다자 경쟁 구도로 흘러갈 공산이 큰 만큼 경선 기간을 길게 가져가면서 여론을 환기하고, 여기에 반명(반이재명) 여론의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