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권한쟁의·효력정지 검토”
- 우 의장 “지명철회를… 인청 거부”
- 혁신당 “이완규, 지명 거부하라”
- 국힘 “좌편향 마은혁 임명 유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내란 세력의 헌법재판소 장악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 처장이 계엄 해제 당일 삼청동 안가에 모였던 내란 공범이라고 지적한 뒤 헌법재판관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한 대행에게 사과와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인사청문 절차 거부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헌정 질서를 지키고자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한 대행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환영했다. 대통령 몫으로 지명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데는 국회 동의가 필수 절차는 아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한 대행이 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는 것 자체가 위헌·위법이라고 주장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와 대법원장이 선출·지명한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은 소극적 행위로 인정되지만, ‘대통령 몫 3인’의 임명권 행사는 적극적 행위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대행은 대통령 몫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 퇴임 후에도 임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완규 법제처장 지명과 관련, “내란 동조 혐의를 받는 이 처장을 후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다니 대체 저의가 무엇인가”며 “내란 종식을 막기 위해 헌재에 알박기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 대행은 내란 공범임을 부정했지만 내란에 가담했음을 이번 지명으로 확인시켜줬다”고 따졌다.

김선민 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처장은 지난해 12월31일 국무회의에서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려는 최상목 권한대행을 ‘여야 합의로 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맹비난했다”며 “이 처장 말대로라면, 이 처장은 재판관 지명을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아울러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재판관 임명권을 제한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법사위는 지난달 31일 법안심사소위에서 해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이번에 이뤄진 재판관 후보자 지명에도 개정안이 소급 적용되도록 부칙을 마련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다만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한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한 대행을 다시 탄핵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줄탄핵에 따른 역풍도 우려되기에 당 지도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대행의 재판관 후보자 지명과 관련, “헌재 공백을 막기 위한 헌법재판관 임명과 지명은 아쉽지만, 어려운 결단이었다”면서도 “마은혁 재판관 임명은 매우 유감이다. 마 재판관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의지를 의심받는 좌편향적 판사라는 국민적 불신을 감안할 때 ‘자진사퇴’ 했어야 마땅하다”(서지영 원내대변인)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