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가 당원 저지로 무산된 이후 국민의힘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천신만고 끝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김문수 후보는 11일 ‘통합’을 강조했지만, 당내 비주류 불만은 갈수록 커진다.

김 후보는 이날 “과거 생각의 차이는 뒤로 하고, 이제 화합과 통합의 시간”이라며 “더 화합하고 우리 당뿐만 아니라 폭을 더 넓게 해서 광폭의 빅텐트를 통해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 의사를 수렴하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앞서 법원에 낸 대통령 후보 선출 취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취소했다. 또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제안하는 등 통합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후보 교체 작업 무산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후 지도부 책임론과 추가 사퇴 요구가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빗발친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간밤 후보 교체 사태를 “친윤 당내 쿠데타”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친윤 쿠데타 세력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 16명도 성명을 내 “임시기구인 비대위가 당 대선 후보를 일방 교체한 것은 절차적 하자가 분명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당원들의 반대로 비대위의 후보 교체 결정이 부결된 것은 우리 당의 상식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준 의미 있는 결론”이라고 했다.

이어 “비대위는 무리한 결정으로 당원과 지지자에게 큰 실망과 상처를 줬고, 무엇보다 대선에 큰 악재를 만들었다”며 “이번 사태에 깊이 관여해온 권성동 원내지도부의 동반 사퇴를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배현진 의원은 “권영세 위원장의 단독 책임이었겠는가. 선거에 앞서 전력에 큰 상처를 낸 원내대표도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따졌다. 박정훈 의원은 “권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벌어진 지도부의 일방통행식 독주에 가장 책임이 있는 분”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대선 경선판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권영세·권성동과 박수영·성일종은 의원직 사퇴하고, 한덕수 배후 조종 세력들도 모두 같이 정계 은퇴하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