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절연 실패 등 내부 분열 촉발
- 패배책임 지도부 거취 의견 분분
- 與 견제 역부족…최악 시련 전망
- 김문수 “깊은 성찰과 개혁 필요”
3년 만에 정권을 내준 국민의힘은 사상 최악의 위기에 몰리게 됐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국민의힘이 ‘새벽 후보 교체 시도’와 ‘보수 단일화 집착’‘내부 분열’ 등 끊임 없는 자충수로 패배를 좌초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책임론과 함께 재창당에 준하는 시련을 겪을 것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입법부에 이어 행정부까지 장악한 거대 여권에 맞서야 할 제1야당이지만, 의석이 107석에 불과하다 보니 견제력을 갖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우리는 이제 스스로를 해체하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껍데기는 과감히 던지고 상식과 책임의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남아 대화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의 예상 득표율이 40%에 못 미칠 것이라는 출구조사가 나오자 당 주요 인사들은 충격에 휩싸인 채 속속 상황실을 떠났다. 공동취재단 |
국민의힘은 대선 준비 과정에서 수많은 난맥상을 노출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선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김문수 후보의 교체를 시도하다가 당원들의 반발로 실패한 ‘후보 교체 파동’이 대표적이다. 전당대회를 통해 정당하게 선출된 김 후보를 선거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입당도 하지 않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후보를 바꾸려다 무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우리 당이 지금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 그것을 지키기 위한 투철한 사명이 없다”며 “당이 과연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당이냐, 민주주의는 아직 숨을 못 쉬는 당이냐, 이런 점에서 깊은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후보 교체 과정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단일화 전략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흡수해 지지율 반등을 꾀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자신감이 부족한 모습만 노출했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결국 집요하게 구애했던 단일화는 불발됐고, 그 과정에서 단일화의 대가로 이준석 후보에 당권을 주기로 했다는 ‘거래설’까지 불거지면서, 내부 분열만 촉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실패한 것도 대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라는 관측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을 출당 또는 제명하지 않은 채 애매한 거리두기로 일관했고, 윤 전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 떠밀리듯 자진 탈당했지만 강성 친윤(친윤석열)계 인사인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친한(친한동훈)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한동훈 전 대표도 선거 막판 ‘반짝 유세’에 나섰지만 사실상 당권을 염두에 둔 독자 행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등 당은 대선 기간 내내 원팀 구성은커녕 분열상만 노출한 채 선거를 치러야만 했다.
국민의힘은 현 지도부 거취 문제에 따라 계파 갈등이 격렬해질 수도 있다. 당권을 쥐고 있는 친윤계는 비상대책위 체제가 유지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전당대회가 열리면 내부 갈등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게 친윤계의 인식으로 보이지만 권성동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새 비대위를 가동하겠다는 게 본심이라는 해석도 있다.
반면 친한계 의원는 현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한다. 대선 패배 책임론이 옅어지기 전 전당대회를 열어야 유리한 구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NS에 “국민이 ‘불법계엄’과 ‘불법계엄 세력을 옹호한 구태정치’에 단호한 퇴장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구태정치를 완전히 허물고 정치를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