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일 전 타결 위해 총력

미국과의 관세 협상 시한이 다음 달 1일로 다가온 가운데 대통령실은 연일 통상 대책회의를 여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더그 버검 미국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휴일인 27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참모들로부터 협상 진행 추이를 보고받고 막바지 대응 전략을 구상하는 데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에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장관 등이 출국해 미국 측 카운터파트와 대면 협상할 예정인 만큼 대통령실의 막후 원격 조율도 숨 가쁘게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통상대책 회의를 열었고, 주말인 26일에는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 주재로 범정부 통상현안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재무·통상 수장 간 2+2 협의가 돌연 무산되고, 미국으로 건너간 위 실장이 협상 카운터파트를 만나지 못한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관세 협상을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나는 등 비상 상황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우리 정부는 8월 1일 이전에 협상 타결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물리적 시한은 매우 촉박하다. 미국이 EU와 협상한 뒤 오는 28, 29일엔 중국과 고위급 무역 회담을 가질 계획이어서 현실적으로 미국과 고위급 통상 협의가 가능한 시일은 오는 30, 31일에 불과하다.

대통령실은 단위별 협상 상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안보 협력, 농산물, 조선 등 분야별 논의를 유기적으로 엮어 실질적으로 협상을 진척시킬 수 있는 카드를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협상 품목에는 농산물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조선 협력을 포함해 상호 합의가 가능한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세 협상은 국익에 직결되는데다 관세 협상 결과가 기대 이하일 경우 이재명 정부 국정 동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과 처지가 비슷한 일본이 앞서 미국과 관세 합의에 도달한 것도 정부로선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미일 간 합의 조건이 한미협상 결과를 평가할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부합의를 두고는 미일 양측 설명이 다른 만큼 면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