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연내 이전 방점 찍자
- 국힘 “산업 집적 병행돼야”
- 소관 상임위 놓고도 신경전

여야가 해양수산부 연내 부산 이전을 위한 특별법안을 각각 발의했지만 ‘속도’와 ‘완성도’를 두고 동상이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연내 부산 이전’에, 국민의힘은 ‘부산 이전 및 해양수도 완성을 위한 기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해수부가 연내에 이전하려면 속도전에 주력해야 하지만, 해수부만 덩그러니 이전하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 근거가 없다면 부산 이전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해수부의 단순한 부산 이전에만 초점을 맞춘 특별법안을 발의해 해수부 이전이 반쪽에 그칠 위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태선(울산 동) 의원이 발의한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부산 이전’을 원포인트로 삼았는데, 이를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해수부 이전에 맞춰 해양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곽규택(부산 서동) 의원이 발의한 ‘해양수산부 등의 부산 이전 및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은 부산 해양산업 기능의 고도화를 담은 지원책이 대거 담겼다.

하지만 민주당은 모든 지원을 총망라한 법안을 한번에 처리하려면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연내 부산 이전’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원포인트 특별법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별법에 해수부 외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이전 지원책도 담긴만큼 법안이 우선 처리돼야 부산시도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직원들 정주 여건을 지원하는 조례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타 부처로 흩어진 조선·해양플랜트 등 해수부 기능 강화를 통한 2차관 신설 등의 문제는 부산 이전 뒤에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전 문제가 여러 부처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특별법만 처리하면 시행령 개정으로 해수부 기능 확대 및 역할 복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로드맵에 대해 국민의힘 김희정(부산 연제) 의원은 “쟁점 법안도 일사천리로 처리하는데 반대 없는 법안 처리가 대수냐”고 꼬집었다. 정부 여당이 의지만 있다면 법안 병합 심사 및 연내 처리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또 시행령을 통한 해수부 기능 강화에도 회의적이다. 그러면서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수부 복수 차관제 신설과 해수부에 해양 관련 기능을 집중시키는 정부조직법을 특별법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별법 소관 상임위를 놓고도 여야는 신경전을 벌인다. 국민의힘은 “부산 이전 지원에만 초첨을 맞춘 특별법은 국토교통위원회로 회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국토위 회부는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 논의는 뒷전으로 밀릴 우려가 커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특별법은 농해수위에서 심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