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검찰·사법·언론 개혁 ‘드라이브’
- 전임 정부 공공기관장 거취 정리도
- 국힘 “반정부 투쟁” 대여 강공 모드
- 특검법 상정 땐 국회 보이콧 가능성

여야가 강성 지도부로 진용을 갖추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도 강 대 강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야 모두 28일 각각 인천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정기국회 워크숍을 열어 정기국회 전략을 공유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단 워크숍이 28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컨벤션에서 열려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파이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른바 거부권 법안을 모두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사법 언론개혁에 드라이브를 건다. 다음 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정부조직법을 처리해 수사와 기소 분리를 명문화한다. 추석 전에 검찰청 폐지를 결정해 추석 연휴 밥상머리에 검찰개혁 성과가 오르도록 할 계획이다. 이른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체제 해체를 위한 법안 처리와 대법관 수 증원 등을 위한 대법원 개혁에도 박차를 가한다. 3대 특검법을 개정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의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이른바 ‘공공기관 알박기 금지법’을 처리해 전임 정부 공공기관장 거취도 정리할 계획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워크숍에서 “‘윤어게인’을 주창하면서 ‘도로 윤석열당’ ‘도로 내란당’으로 가버린 국민의힘과 우리가 험난한 과정에 또 마주해야 할 것 같다”며 “헌법수호세력과 헌법파괴세력, 민주주의 수호 세력과 파괴 세력 전선이 다시 형성된 현실을 직시하고, 긴장감 놓지 않고 정기국회에서 우리가 해놓은 타임스케줄에 맞춰 법을 통과시킬 수 있게 의원들 총 단결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이날 북극항로 구축 지원·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 특별법 등이 포함된 224건의 중점처리 법안을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6일 취임한 장동혁 신임 대표가 사실상 ‘반정부 투쟁’을 선언하면서 대여 강공 모드에 들어갔다. 장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워크숍에서 “이재명 정권의 국가 허물기와 실정을 막아내기 위해 투쟁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매우 이례적으로 5선 중진인 나경원 의원을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로 전격 투입했다. 이는 쟁점 법안을 저지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법사위 위원장을 6선의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맡은 상황에서 다선 여성 의원인 나 의원을 간사로 내세워 대여 투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상현 우인식 인권위원 선출안이 민주당 반대로 부결되자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본회의·상임위원회 불참 및 퇴장 등 종전까지의 항의 방법에서 나아가 국회 일정 자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특검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9월 정기국회는 물론, 10월로 예정된 국정감사까지도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기국회 개원식 및 인사청문회 불참, 장외 농성 등을 통해 거대여당의 독재를 부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국민의힘의 보이콧에도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운영이 가능해 사실상 타격감이 없고, 국회 현안에서 떨어져서 장외투쟁을 하는 것만으로는 쟁점 현안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민생현안에서 지지층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는 야당으로서의 효능감이 떨어지게 되면 민심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어 대여 투쟁 방법론에서도 고민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