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女공무원 소수였던 시절 입직
- 여직원 모임 만들어 단합 이끌어내
- “옥외광고물관리법 개정 성과 뿌듯”

울산 출신인 정순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차관보급)은 지난 6월 이른바 ‘국회 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현재의 직위로 승진했다.

정순임 행정안전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4일 국회에서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1972년생인 그는 청양중과 울산여고,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신림동에 상경해 행정고시를 준비하던 중 1996년 입법고시에 합격하면서 당시 몇 안되는 국회 여성 공무원으로서 공직을 시작했다.

그는 국회 여성 공무원으로 일했던 지난 경험에 대해 “여성 동료와 일한 경험이 없는 남자 선배들이 후배 여성 공무원을 대할 때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 많았고 저 또한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수 여성으로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며 “여기서 살아남아야 한다. 현재보다 미래를 목표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지난 공직을 돌이켜봤을 때 “현재를 산다는 것이 참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국회는 보직 이동에서도 소수자인 여성이 상대적으로 차별받는 것이 자연스러웠다고 한다. 이에 정 위원은 ‘미래비전모임’을 만들어 여성 공무원의 단합을 이끌어냈다.

이후 정 위원의 입시동기 중 한 명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주요 보직인 국제국장에 임명됐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국회 ‘4관’으로 불리는 미국 워싱턴 D.C. 주재 입법관과 기획조정실 예산담당관 등도 미래비전모임에서 배출했다. 21대 국회에서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 부의장을 맡은 김상희 전 의원도 미래비전모임에서 활동하며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정 위원은 정치 상황이 급변 하는 요즘 국회 사무처 직원들의 고충도 깊어진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국회선진화법이 있지만, 실제는 여야 합의를 기준으로 국회 일정이 돌아가면서 활화산처럼 출렁거림도 많다”며 “미국 의회처럼 회의 일정을 고정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석전문위원으로 승진한 이후 첫 성과로는 ‘옥외 광고물 관리법 개정안’을 꼽았다. 그는 “불법현수막에 대해 그간 법적 근거 없이 지자체별로 자체 대응했지만, 불법 광고 방지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조명 되고 있는 지방분권과 관련해선 정부의 의지와 결단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내건 국비·지방세 비율 7대 3 목표에 대해선 지방소득세 인상이 유일한 답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방재정 분권 강화 수단으로 지방소득세가 5%로 시작해 지금까지 25.3%까지 인상됐다”며 “인상 비율을 높이면 이재명 정부가 목표하는 6대 4비율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국세가 줄어드는 만큼 국고보조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내세운 ‘5극 3특’에 대해선 “지자체·국회의원 간 정치적 이해관계를 풀어야 하는 숙제가 먼저”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