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일각 허위사실 역풍 우려 수위조절
- 野 “가짜뉴스 유포 청담동 술자리 2탄
- 대법원장 몰아내기 시도도 탄핵 사유”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대선 개입 회동’ 의혹을 정면 반박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사퇴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야권은 ‘유튜브 음모론’ 수준의 의혹 제기로 대한민국 사법부 수장을 몰아내려 한다며 ‘청담동 술자리 시즌 2’라고 맹비난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재판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8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민주당-광주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조 대법원장이) 억울하다면 특검에 당당히 출석해 조사를 받고 본인의 결백을 증명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6·3 대선을 앞둔 지난 5월, 단 9일 만에 이재명 당시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과 관련해 “조 대법원장은 지금이라도 파기환송을 왜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빨리 해야 했는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례적인, 전무후무한 파기환송에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나 “이재명 후보의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제보를 고리로 강하게 압박하면서 사법개혁의 추동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한 전 총리 등과 대화하거나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공식 부인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제보의 출처나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유튜브 음모론’ 수준의 무분별한 의혹제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역풍을 감안,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인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그 사안은 당 차원에서 제기한 의혹이 아니고, 개별 의원 차원에서 제보를 통해 들은 얘기를 공개한 것이어서 당 차원에서 후속 조치나 대응 조치는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오히려 진짜 수사가 필요한 것은 지라시에 의한 공작”이라고 반격했다. 그는 “누군가 제보를 들먹이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기들끼리 만든 녹취를 들이밀면 대통령과 총리는 화들짝 놀란 척한다”며 “그리고 개딸(이재명 강성 지지자)이 달라붙고 좌표를 찍고 여론몰이 수사가 시작되고, 사냥이 끝난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조 대법원장이 한 전 총리를 만나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처리를 논의했다는 허위사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공연하게 유포했다”며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겁박하는 민주당의 공작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SNS를 통해 이번 사태를 “청담동 술자리 2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극단적 친민주당 유튜버의 가짜뉴스를 국회에서 터뜨리는 구조가 지난 청담동 술자리 공작 때와 똑같다”며 “실패한 계엄처럼 실패한 숙청도 탄핵 사유”라고 경고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본인도 아닌, 제3자 간 녹취록을 근거로 대한민국 사법부 수장을 몰아내려 한다”며 “유튜브 음모론으로 대법원장을 몰아내려는 이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