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파기환송 놓고 여야 또 충돌
- 與 “대법 지시” 野 “억지 프레임”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법원장들이 여권에서 추진 중인 ‘내란특별재판부 설치’가 위헌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무엇이 위헌이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등의 국정감사가 20일 국회에서 열려 김대웅 서울고법원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 별도의 재판부를 구성하자는 데 동의하느냐”라는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 질의에 “법원 외에서 재판부 구성에 관여하는 건 헌법 위반의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과 배준현 수원고법원장도 박 의원의 동일한 질문에 각각 “위헌 소지가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취지로 반대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박했다. 이성윤 의원은 “이 사건은 내란이라는 엄청난 국가적인 사건에 전담재판부를 만들어서 재판해서 하는 것”이라며 “이게 뭐가 위헌이냐, 판사들이 한다는 것인데 법관이 재판한다는 것이 뭐가 위헌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따졌다.

법원장들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법관 증원에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김 법원장은 “대법관 증원에 어느 정도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면서도 “증원 숫자나 시기 등에서는 공론화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 법원장은 “대법관 증원 문제는 대법원의 입장을 들어야 한다”고 했고, 배 법원장은 “대법원 기능과 역할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법부가 선출 권력 아래에 있는가’는 질의에도 하나같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9월 “직접 선출된 권력과 간접 선출된 권역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고 한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입법부와 사법부 모두 간에 견제 원리도 작동하지만, 균형과 존중의 원리도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도 남겼다. 사법부의 존중이 필요하다는 점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감에선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을 두고 여야가 다시 충돌했다. 민주당은 서울고법이 검찰의 상고장을 제출한 이튿날 해당 사건의 기록을 대법원에 이례적으로 빨리 송부한 이유에는 “대법원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며 추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법원에 ‘대선 개입’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배우자인 김재호 춘천지법원장이 이날 기관 증인으로 출석하자 스스로 국감장을 잠시 떠났다. 나 의원은 “춘천지법 건은 일절 질의하지 않겠다”며 “배우자가 재직 중이라는 이유로 사적 이익과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하다. 이해충돌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