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발언 논란 해명도 않아
- 의원 각개전투에 정체성 모호
- 친한계 배척 등 당내홍도 문제

10·15 부동산 대책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등 여권에 악재로 평가받는 이슈가 계속 생기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을 한다. 지지율 제고를 위한 노력은커녕 당이 정국 현안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특히 장동혁 대표의 “내가 황교안”이라는 발언을 두고 큰 논란이 일었지만 당 차원의 공식 해명은 없다. 여기에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서지 않는 등 각자도생만 한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19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장 대표의 ‘내가 황교안’ 발언은 우발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계획하고 그런 말을 했다는 해명에 더욱 어리둥절하다”며 “나처럼 생각하는 의원이 적지 않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누가 나서서 문제제기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불과 2, 3년 전만 해도 국민의힘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크게 경계했으나 지금은 당대표가 나서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황교안 전 총리를 비호하는 현상이 생겼지만 내부에서 제동을 걸 수 있는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도층을 포용하지 못하는 장 대표의 행보가 이어지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도부의 사퇴를 압박하는 내부 여론도 비등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당의 메시지도 ‘갈지 자’다. 수도권 기반의 의원은 중도층을, 영남권 기반의 의원은 강경 보수층을 의식한 메시지만 내다보니 국민의힘의 정체성도 혼돈을 빚는 것이다. 당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속 의원들도 각개전투에만 매진한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걱정하면서도 ‘내 선거’가 아니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린 분위기다.

당 정체성과 함께 내홍도 문제다. 최근 여상원 당 윤리위원장이 사퇴 압박에 못 이겨 물러나기로 한 것과 친한(친한동훈)계 김예지 의원을 겨냥해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의 사표를 장 대표가 반려한 것이 이 같은 우려를 낳는다. 지도부가 사실상 친한(친한동훈)계를 배척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앞서 당 윤리위는 당내 분열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제소된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에 지도부가 여 위원장 사퇴를 압박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가운데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지방선거를 대비해 청년정치아카데미 ‘코어1’을 시작, 청년층을 겨냥한 정책 발굴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당의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보수 청년층을 넘어 2030세대 전반으로 지지세를 확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