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공자 유족 배우자까지 의료비
- 공공기여협상 변경때 의견 청취도

부산시의회가 올해 회기를 마무리하면서 제·개정한 조례가 눈길을 끈다. 부산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음악쇼’ 직후 혼잡한 도로에서 건널목을 건너던 6세 어린이가 차에 치여 숨진 사고(국제신문 지난 7월 14일자 8면 보도 등)와 관련, 지역 축제와 옥외행사 안전 계획 수립과 점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아 개정된 조례가 대표적이다. 또 해양수산부 이전기관 직원 지원부터 재난현장에 투입된 군 장병 안전을 확보하는 내용까지 조례도 만들어지면서 의정활동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의회는 박철중(수영1) 의원이 대표발의한 ‘부산시 옥외행사의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와 ‘부산시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 조례’가 통과됐다고 17일 밝혔다. 박 의원은 “이 사고는 교통 통제 계획과 인력 부재로 빚어진 인재”라고 질타하면서 조례 개정에 착수했다. 개정된 조례는 안전관리계획 수립 대상 확대와 경찰·소방 등 관련 기관 사전 협의와 합동 점검 의무화를 핵심으로 한다. 박 의원은 “보여주기식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시민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축제·행사를 만드는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철호(동1) 의원이 대표 발의해 본회의를 통과한 ‘부산시 해양수도 이전기관 유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도 주목된다. 조례는 해수부 부산 이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이주 직원과 가족이 부산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지원하도록 하는 근거를 담았다. 부산시장은 이전지원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게 했고, 부지매입비 건축비 임대료 등 청사 이전 비용과 관사 등 주거시설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강 의원은 “조례는 해수부 이전이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라, 부산이 해양수도로 나아가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적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해수부 이전이 마무리돼 가면서 동구 지역을 중심으로 생활인구가 증가하고, 상권이 회복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선호(비례) 의원은 ‘부산시 재난대응 동원 군 장병 안전 확보를 위한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해 통과시켰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지난 10년간 군 대민 지원 인력이 약 15배 증가했지만 부산시에는 장병 안전과 관련된 행정·재정적 지원 근거가 뚜렷하게 마련돼 있지 않아 현장에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조례는 재난 현장에 동원되는 군 장병의 안전 확보를 위해 시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재난 대응 중 사고에 대비해 상해보험 가입을 지원하도록 했다. 또 시는 군 장병 대상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현장에 안전전문인력을 배치할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재난관리물품과 휴게시설, 식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보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따뜻한 입법’도 있었다. 송상조(서1) 의원은 ‘부산시 독립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손질해 독립유공자 유족의 배우자까지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전에는 유공자 유족이 사망한 경우에는 그 배우자의 의료비 지원이 중단돼 예우 공백이 발생했다.

박종철(기장1) 의원은 ‘부산시 도시계획변경 공공기여협상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 도시관리계획 변경 후 협상 계획이 바뀌더라도 시의회 의견 청취를 할 수 있게 했다. 박 의원은 ”처음 협상계획이 수립되는 절차에는 시의회 의견청취가 진행되고 있지만, 협상계획이 변경되면 규정이 없어 공공성이 제대로 확보되는지에 대한 감시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