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18일 “군 장병들이 충성할 대상이 대통령이냐, 아니면 국가와 국민이냐를 가끔 착각한다”면서 군 장병들에 대한 체계적인 헌법 교육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이번 내란 사태에서 군 장병들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많이 입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군이야 죽으라고 하면 죽는 거고, 진격하라면 하는 건데. 과연 합헌적인 정당한 명령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그런 문제에 있어서 판단할 역량을 갖춰줘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안규백 국방장관은 “지금 헌법 존중 가치에 대해 교재를 만들어 강의를 하고 있다”며 “장병과 간부를 구분해 주기적으로 헌법가치 교육을 심화시키려 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내란 사태 때 출동한 장병들 중에 막상 실행하기 망설여져서 일종의 태업을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헌재가 탄핵 판결할 때 소극적 대응으로 내란사태 극복에 도움 줬다고 하는 판결도 있고, 실제로 매우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잘 가려달라”고 당부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제주 4·3사건 당시 강경 진압을 주도한 고(故)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논란에 대해 “제주 4·3 희생자 유족, 제주도민, 전 국민에 대해 큰 분노를 안겼는데 송구스럽다”며“보훈부에서 책임지고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박 대령의 포상 근거를 상세히 물었고 보훈부와 국방부가 상세 공적조서는 없고 근거도 국가안전보장 등 추상적 표현으로 돼 있다고 답하자 “논리적으로 (포상이) 불가능한 건 아니네”라면서도 “어쨌든 잘 처리되면 좋겠다. 4·3 유족들 입장에서 매우 분개하고 있는 것 같다.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박 대령은 1948년 5월 당시 제주에 주둔하고 있던 9연대장으로 부임해 도민에 대한 강경 진압 작전을 지휘한 인물로, 4·3단체들로부터 양민 학살 책임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편 업무보고 생중계를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8일 “(이 대통령 본인이)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유튜브 방송에 출연,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집무실에 CCTV 달았던 것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감시당하겠다고 선택한 첫 번째가 성남시장 시절의 CCTV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감시받는 것은 국민도, 부처도 아닌 이 대통령이다. 모험을 한 것”이라면서 “(생중계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그럼에도 CCTV를 늘 켜놓고 국민께 공개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정치적 자양분이나 입지를 쌓기 위해 ‘탄압의 서사’를 만들고 싶은 분이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될 때도 있다”며 사실상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겨냥했다.

국민의힘은 연일 ‘생중계 쇼’라며 비판하고 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는 설도 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꼬집으며 18일 “국정은 넷플릭스가 아니다”며 “대통령은 흥행의 언어가 아니라 책임의 언어로 국정을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