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해수부 업무보고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5.12.23 연합뉴스

역대 정부 최초로 도입돼 많은 논란을 낳았던 생중계 부처 업무보고가 마무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6개월 뒤 새로운 방식으로 업무보고를 해보자고 제안, 그 방식에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부산에서 진행된 해양수산부와 해경 업무보고를 끝으로 3주에 걸친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가 마무리됐다. 대통령이 직접 국정과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관료들과 토론하는 전 과정이 국민에 공개되면서 국민주권정부의 남다른 소통 의지를 보여줬다. “업무보고를 통해 소통을 강화해야 공직사회 전체가 살아 움직인다”는 이 대통령 말처럼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촉범소년 연령 하향 검토’ 등 즉흥 지시를 쏟아내면서 국정에 혼선을 자초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또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에 대한 공개 질책이 ‘망신 주기’ 혹은 ‘솎아내기’로 비쳐지거나 ‘환단고기’ 논쟁처럼 지엽적인 논란이 부각되거나 지나치게 쟁점화되는 결과도 낳았다.

이 대통령은 전날 부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업무보고라는 형식으로 재밌게, 우리 국민께서 관심을 가지시라고 하다보니 대통령이 참 경박하게 저렇게 장난스럽게 하냐, 권위도 품격도 없다 이런 비난도 있기는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업무보고를)6개월쯤 뒤에 다시 하려고 한다. 그때는 다른 방식으로 체킹해보려 한다”며 생중계 업무보고 ‘시즌2’를 예고했다. 일각에선 6개월 뒤는 내년 6·3지방선거를 전후한 시점이어서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것 아니냐는 견제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전날 “부처 하나씩 하고 싶었는데 묶어서 하게됐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는데 새 업무보고는 부처별로 진행해 보다 심도있는 토론을 요구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24일 “환율이 장중 1484원을 돌파했는데 지난 6개월간 이 대통령이 공식 발언에서 환율을 언급한 사례가 단 한차례도 없다”면서 “전국을 행차하며 공직자들 타박주는 가짜 일은 그만두고, 환율·금리·물가와 같은 진짜 일에 매진하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박성훈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정작 시급한 민생 위기에는 침묵한 채 권력과시용 쇼만 반복했다”며 “시장 먹방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고, 침묵으로는 환율을 잡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