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이 풍수해나 지진으로 반복적인 피해를 입더라도 연간 보험 보장한도 내에서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해안과 저지대가 많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처럼 국지성 호우와 침수 피해가 잦은 곳에서도 보상 사각지대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재난 발생 지역이 기상특보 미발효 지역이더라도, 인접 지역에 특보가 내려졌고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보상 대상에 포함된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1월 1일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풍수해·지진재해보험 제도 개선안을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은 태풍과 집중호우, 지진 등 자연재난에 대비해 정부가 보험료의 55~100%를 지원하는 정책보험이다.

개선안의 핵심은 소상공인 보장 한도 확대다. 소상공인의 연간 보장한도를 사고당 보장한도의 2배로 늘려,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이 연이어 닥치는 남부권 지역에서도 한 해 여러 차례 재난 피해를 입을 경우 안정적인 보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고당 보장한도가 5000만 원인 경우, 기존에는 1차 피해만 보상됐지만 앞으로는 연간 최대 1억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보상 기준도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기상특보가 발효된 지역에서 발생한 피해만 보상해, 부산 원도심이나 낙동강 하구 인근처럼 국지성 폭우가 잦은 지역에서는 피해가 발생해도 보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앞으로는 특보가 내려지지 않은 지역이라도 인접 지역에 기상특보가 발효되고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보상이 이뤄진다.

가입 절차 역시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준다. 매년 보험 만기 때마다 신규 가입을 해야 했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택보험 재가입 특약을 시범 도입하고, 유선 확인 등 간편 절차로 재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고령 자영업자가 많은 지역 현실을 반영해, 자녀가 대신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선물하기’ 제도도 전국으로 확대된다.

김광용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보장 범위와 가입 편의성을 동시에 넓힌 제도 개선”이라며 “집중호우와 태풍, 겨울철 대설 등 자연재난 위험이 큰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미리 보험에 가입해 대비해 달라”고 말했다.

올 여름 7월 15일 새벽까지 부산경남에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지난 13일 늦은 오후 부산 사상구 괘법동의 도로가 침수 택시가 잠겨있는 모습.국제신문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