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고향 부산에 계시면 어떠냐”
-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 등 주목
- 인지도 적고 정치력 검증 안돼
- 시당 “모르는 시민 많아” 회의적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부산에서 하정우(48·사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을 언급한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하 수석이 이 대통령의 ‘공개 칭찬’ 이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유력 후보에 오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의 전례를 밟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낮은 인지도와 검증되지 않은 정치력으로 부산에서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업무보고에서 하 수석을 향해 “‘하GPT’(하 수석의 별명)의 고향도 부산 아니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오지 말고 그냥 여기 계시면 어떠냐”고 농담을 던졌다. 이 대통령의 언급 이후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때 하 수석의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의 통일교 의혹 연루로 대안을 찾는 데 애를 먹기 때문이다. 40대인 하 수석은 전 의원의 부산 구덕고 6년 후배다. 특히 정치권은 하 수석이 이 대통령의 강한 신뢰를 받는 참모라는 점을 주시한다. 이 대통령은 네이버 퓨처AI 센터장 출신인 하 수석을 대통령실 초대 AI수석으로 발탁, 100조 원대 국가 AI투자와 전략을 총괄토록 했다. 이 대통령이 그의 업무 능력을 여러 차례 칭찬하면서 ‘하GPT’라는 별명도 얻었다.

‘대통령의 남자’로 각인됐고, 40대로 젊은 AI전문가라는 점은 강점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칭찬 이후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정 구청장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정 구청장은 이 대통령의 언급 전에는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SNS에 올린 글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대통령은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92.9%의 긍정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리고 “일을 잘 하기는 잘하나 보다.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도 저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적었다. 이후 정 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앞섰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하 수석은 정 구청장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3선인 정 구청장은 서울 성동구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였다. ‘대통령 덕’을 볼 수 있는 재료를 갖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하 수석은 인지도가 극히 낮다. 주로 민간 기업에서 이력을 쌓아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약점이다. 부산 민주당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변성완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 24일 라디오 방송에서 하 수석이 부산시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을 묻자 “(하 수석이) 부산 출신이라는 것을 모르시는 시민이 많다”며 낮은 인지도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하 수석을 거론한 상황 자체가 민주당의 부산시장 선거 인물난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하 수석은 이날 국제신문이 부산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을 묻자 “대변인실에 문의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도 “선거철이 되면 으레 여러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일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