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이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을 ‘배신자’로 규정한 국민의힘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보수 진영이 외연 확장은 외면한 채 내부 결속과 낙인찍기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9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이혜훈 전 의원을 배신자로 몰아세울 때가 아니다”며 “보수가 국민에게 무엇을 제시할 수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누군가 등을 돌렸다면 왜 떠났는지를 살펴야지, 탈영병의 목을 치고 배신자라 손가락질해서 무엇을 얻겠느냐”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저주가 아니라 와신상담”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의 구조적 한계도 직격했다. 그는 “그동안 보수는 내부 동질성 강화만 외쳐 왔고, 그 결과 외연 확장은 막혔다”며 “보수는 닫혀가고 있고, 민주당은 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혜훈 후보자에 대해서도 분명한 경계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선심성 낭비 재정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장관으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에게 아부하거나 정권에 부역한다면 가차 없이 비판하겠다”고 경고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환율·물가·부동산 가격이 동시에 흔들리는 국면에서 보수 인사를 끌어들여 책임을 분산하려는 물타기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특히 이 후보자의 과거 행보를 거론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옹호 집회에 참석했던 인사를 장관으로 기용하면서, 동시에 민주당이 내란 청산을 내세워 TF와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혜훈 후보자 인선을 둘러싸고 여권과 보수 진영 내부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개혁신당은 ‘배신 프레임’ 대신 보수 정치 전반의 노선 전환을 요구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이 지명된 것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