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거치며 드러난 ‘명절 민심’이 여야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기대와 불만이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정치권은 곧바로 6월 지방선거 체제로 급전환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민심 시험대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설 민심을 “이재명 정부에 대한 높은 기대와 개혁 완수 요구”로 규정했다. 내란 종식과 사법·검찰 개혁을 서둘러 매듭짓고, 민생 회복 성과를 체감하게 하라는 주문이 많았다는 게 당 지도부의 설명이다. 전통시장 상권 회복,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등 정책 효과에 대한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권을 향한 경고도 만만치 않았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데다, 친명계와 친청계 간 당직·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반복 노출되면서 “여당이 왜 내부 권력 다툼에 매달리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은 다주택자 규정 논란과 맞물리며 중도층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혁 드라이브에는 힘이 실렸지만, 시장 안정과 확장성 관리라는 과제가 동시에 부상한 셈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설 민심을 “오만한 권력에 대한 강한 견제 요구”로 해석했다. 여당의 입법 속도전과 사법개혁 추진, 부동산 정책 기조에 대한 피로감과 불안이 명절 밥상에서 터져 나왔다는 주장이다. 고물가·고금리 부담, 자영업 매출 감소 등 체감 경기 악화를 전면에 내세워 ‘민생 심판론’을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분명히 했다.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을 제외한 세력과의 ‘반(反)이재명 연대’ 가능성도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 상황은 심각하다. 친한계와 지도부 간 충돌, 연이은 중징계 논란, 친윤·절윤 구도로 압축되는 계파 갈등이 봉합 기미 없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부 정리도 못 하면서 무슨 정권 심판이냐”는 비판이 거세다. 일부 광역단체장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열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필패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공천 국면에서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지지층 결집은 물론, 중도 확장 전략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설 민심은 여야 모두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민주당에는 ‘성과로 증명하라’는 압박을, 국민의힘에는 ‘내부부터 정리하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 재편이 아니라 정국 주도권을 가르는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설 밥상에서 갈라진 기대와 불만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여야의 내부 정비 속도와 전략 완성도가 승패를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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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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