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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추모하는 테헤란 시민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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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 중 하나로 북한이 지목된다. 미국이 적성국 최고지도자를 직접 제거하는 군사행동에 나섰다는 사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현실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이란과 함께 미국의 장기 제재 대상이자 핵 문제로 정면 대치해온 국가다. 특히 “핵 없는 이란”이 공습의 표적이 됐다는 인식은 북한 내부에서 핵무력의 필요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체제 안전을 담보하는 최후 수단은 핵이라는 기존 노선을 재확인하는 방향으로 기울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북한은 최근 제9차 노동당 대회를 마친 직후 ‘자력갱생은 불변의 정치 노선’이라고 재강조했다. 대외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자력 해결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다. 미국의 군사행동이 가시화된 시점과 맞물려 이 같은 노선 천명은 대외 협상보다는 내부 결속과 군사력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보여준다.
군사적 움직임도 감지된다. 북한은 휴전선과 맞닿은 2·4·5군단을 포함한 전방 핵심 군단장들을 대거 교체했다. 조선중앙TV는 열병식 중계를 통해 남측을 겨냥한 강경 표현을 노골적으로 사용했다. 전방 지휘부 재편은 단순 인사 조치라기보다 경계 태세를 재정비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아래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수위를 체계적으로 끌어올리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북한은 아직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과거 베네수엘라 사태 당시 비교적 신속히 미국을 비난했던 전례와 달리 침묵을 유지하는 점은 오히려 계산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감정적 비난보다는 상황을 관망하며 전략적 선택지를 저울질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관건은 북미 대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국에 대한 극도의 경계심을 키워 협상 테이블로 나가는 문턱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위원장이 당대회에서 ‘적대시 정책 철회와 핵보유국 지위 존중’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 상황에서, 군사적 압박이 현실화된 지금 시점에 전향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반면 미국과의 충돌을 관리하기 위해 제한적 대화에 나설 여지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는 것이 단기적 안전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협상 재개라기보다는 긴장 완화 차원의 ‘관리용 접촉’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종합하면, 하메네이 사망은 북한에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던졌다. 첫째, 핵 없는 체제는 취약하다는 경고. 둘째, 미국과의 정면 충돌은 실제 군사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이다. 현재까지의 북한 행보?자력갱생 재강조, 전방 지휘부 교체, 신중한 침묵?는 대화보다는 내부 결속과 군사적 대비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중동 변수에 그치지 않는다. 북핵 문제의 협상 환경 자체를 흔드는 충격파가 되고 있다. 김정은의 선택이 핵 집착 강화로 귀결될지, 제한적 관리 국면으로 선회할지는 향후 북한의 공식 입장과 추가 군사 동향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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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대회 기념 열병식 주석단에서 열병종대들과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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