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방문,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SNS를 통한 직접 소통이 빈번해지고 지지층을 의식한 듯 메시지 강도도 세졌다는 평가다. 최근엔 지지층 일부만이 사용하는 ‘좌아하게’라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달 27일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올린 뒤 부쩍 SNS 소통이 잦아졌다. 지난달 27일부터 4일 현재까지 확인된 X(옛 트위터) 게시물은 41건으로 하루에 무려 13건을 올린 날도 있다.
지난 1일 새벽엔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친윤 검사’ 논란에 장문의 반박 글을 올렸고, 지난 3일엔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을 두고 한 누리꾼이 “다구리 해놓고 불러다가 우린 공감한다 그러시면 너무 잔인하다”고 비판한 글에 직접 회동 경위를 밝히며 친청계 지지층을 달랬다.
언론 보도에 대한 반박에서 민감한 외교 현안까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일이 많아졌다.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문제를 놓고 충돌한 우크라이나 정부엔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사용된 표현도 논란이 됐다. 지난 1일 정부 성과를 정리한 게시물을 공유하며 “많이들 함께 해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고 적었다. ‘좌아하게’는 범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쓰는 은어로 우아하게의 ‘우’를 정치적 좌우의 ‘좌’로 바꾼 표현이다. 지지자들은 대통령과의 일체감을 강조하며 환호했지만 일부 지지층에서만 쓰는 표현을 대통령 공식 계정에서 사용한 데 대해 야권의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3일 장외집회에서 이를 두고 “극렬 좌파들이나 쓰는 말을 대통령이 버젓이 SNS에 올렸다. 이제 우체국도 좌체국으로 불러야 될 판”이라면서 “나라를 다 망쳐놓고 밤낮 없이 SNS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짐식 원내대표도 4일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대통령의 ‘좌매한’ SNS 정치가 우려스럽다”며 “당분간 SNS를 중단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도 이 대통령은 “개혁은 목표여야지 선명함을 드러내고 주목을 받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수단이어선 안 된다”며 실용개혁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대통령이 SNS 소통에 집착하는 이유는 지난달 30일 남긴 글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언론 기득권자들이 나서 저를 고립시키고,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사실로 공격할 때 진실을 알리고 저를 살려준 것도, 지금의 자리까지 이끌어 준 것도 SNS”라며 “어려울수록, 왜곡된 공격이 심할수록 더욱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국민들께 기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에는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유튜브 패널이 알려주지 않는다고 섭섭해하지 말자”고도 했다. 지금이 ‘어렵고 왜곡된 공격이 심한’ 시기라는 현실 인식 속에서 “중간 매개체 없이”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다잡은 것인데 그 밑바닥엔 ‘여기서 더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깔려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때때로 그 국민이 전체 국민이 아닌 ‘지지층’을 향하거나 ‘분열적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참모진 검토를 거치지 않은 SNS 소통이 정돈된 국정 메시지보다 더 부각되는 것은 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최근 이 대통령을 향해 “알고리즘 지옥에 갇혔다”며 “당분간 다른 이용자 글을 리트윗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특히 역대 정부에서도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진영 결집을 시도하고 상대진영 악마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한 사례가 많았지만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언어와 소통방식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