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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시의회 캐미 데이 의원이 지난달 22일 시의회에서 국제신문 취재진에게 지역사회협의회 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에든버러시 트리니티·뉴헤븐 지역사회협의회 빌 로저 의원이 직접 준비한 PPT 자료를 발표하는 모습. 에든버러 = 송진영 기자 |
- 시의회 산하 48곳… 1만 명당 1곳
- 기관 등 추천 받아 12~18명 구성
- 대규모 개발허가 이의권한 가져
- 활동 내용 지역신문에 매달 게재
영국 내 사실상의 국가로 분류되는 스코틀랜드의 지방자치 체제는 자치의회와 32개의 지방의회 아래 지역사회협의회(Community Council)로 구성된다. 스코틀랜드는 1960년대까지 소규모 마을 단위의 자치구와 의회가 ‘난립’하면서 행정의 효율성이 떨어져 도시 개발 등에 한계를 보였다. 이에 행정구역 통합을 시도, 수백 년간 이어졌던 소규모 자치구와 마을의회가 폐지됐다. 그러자 지방행정은 “소외감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마을 주민과 멀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스코틀랜드는 1975년 주민의 목소리를 수렴해 지방의회에 전달할 기구로 지역사회협의회를 도입했다. 지역사회협의회는 주민과 협의회 등 기관, 교회, 커뮤니티 등에서 추천을 받아 의원을 선출(최대 18명, 최소 12명)한다.
국제신문은 지난달 22일 에든버러시의회를 찾아 캐미 데이(Cammy Day) 시의회 의원과 트리니티·뉴헤븐 지역사회협의회 빌 로저(Bill Rodger)의원에게서 스코틀랜드 지역사회협의회의 위상과 역할을 취재했다.
■주류 등 면허 심사서 강력한 의견스코틀랜드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법률에 따라 지역사회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 빌 로저 의원은 현지를 찾은 국제신문 취재진을 위해 직접 발표자료(PPT)를 만들어 설명에 나섰다. 인구 50만 명가량의 에든버러에는 시의회 산하 48곳의 지역회협의회가 있다. 1만 명당 지역사회협의회가 1곳이 있는 것으로, 우리의 대도시 동 주민보다 훨씬 적은 주민의 대의기관인 셈이다. 지역사회협의회는 도입 초기 단순한 자문 기구에 불과했지만 지역 개발 계획 수립과 주류 등 각종 면허 심사 과정에서 반드시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 제도적 위상을 갖추고 지역사회를 대변하는 주민 밀착형 자치기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주류 면허 심사(펍이나 클럽과 같은 주점 개업 및 확장 등)에서 지역사회협의회의 의견은 시의회의 결정에 사실상의 구속력을 행사한다고 빌 로저 의원은 설명했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연장 여부도 지역사회협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나아가 협의회는 시의회 면허위원회에 소속 의원을 보내 지역 주민의 의사를 전달하는 활동을 한다.
빌 로저 의원이 이끄는 트리니티뉴헤븐 지역사회협의회는 학교 재건축 현장 주변 도로가 통제되면서 우회도로가 자갈밭인 자연보호구역을 통과하게 된 것에 반발하는 의견을 시의회에 냈고, 이에 시는 해당 우회도로를 통제하고 제3의 우회도로를 제시했다. 협의회는 또 다른 현장의 교통체증 요인이 신호체계에 있다는 점을 지적해 도로체계 개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건축허가 전 의견 구해야에든버러시의회는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갖고 지역 주민을 대표해 활동하기 위해 선출된 지역 주민으로 운영되며,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역할 외에도, 지역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다양한 활동과 행사를 수행한다”고 지역사회협의회의 역할을 명문으로 규정한다. 지역사회협의회는 활동 내용을 월 1회 지역신문(1개 면)을 통해 주민에게 알린다. 주민에게 더 많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는 관에서 발행하는 소식지나 홈페이지가 아닌 지역신문을 활용하는 게 한층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빌 로저 의원은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지역신문의 한 페이지를 구매해서 우리의 활동 내용을 알린다. 지역신문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로, 지역신문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협의회 의원 출신인 캐미 데이 시의회 의원은 지역사회협의회의 역할을 묻자 “시의회에 제출된 모든 허가 신청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주체로, 특히 1982년부터는 다세대 주택 허가 신청도 여기에 포함됐다”고 소개하면서 이를 명확히 규정한 ‘지역사회협의회 설립 계획’을 제시했다. 특히 사전 협의 의무(Pre-Application Consultation, PAC) 제도를 도입해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는 업체는 정식 건축 허가를 신청하기 최소 12주 전에 해당 지역사회협의회에 ‘개발 계획 제안서’를 반드시 제출하고 협의회는 업체에 공청회를 열도록 요구하면서 주민 의견을 구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 점이 특징적이었다. 이와 관련, 빌 로저 의원은 “협의회의 의견이 시의회에 전달되지만 강제로 반영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캐미 데이 시의회 의원은 “모두가 지역사회협의회의 활성화를 외치지만 많은 시의회 의원은 시의회의 권한을 지역사회협의회로 이양하는 데 고민이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