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수장에 대한 물갈이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가 처음으로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사표 제출이 꼬리를 물고 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이 지난 주말께 정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대동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공사 산하의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해춘 우리은행장, 정경득 경남은행장, 정태석 광주은행장 등도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산에 본사를 둔 기술보증기금의 한이헌 이사장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대통령이 임명하는 금융공기업 기관장 대부분이 물갈이 대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경우 금융위 산하 기관 중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증권예탁결제원 등 6개 준정부기관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2개 기타 공공기관이 대상이다. 다만 경남은행 등이 포함된 우리금융지주는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지 여부를 놓고 관측이 엇갈린다. 정부가 최대주주지만 회장추천위원회,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최종 선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교체된다면 우리금융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경남은행장과 우리은행장 광주은행장도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공기업 수장의 사퇴가 이어지면서 교체가 유력한 자리에는 벌써 후임 인사 하마평이 나돌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은행 총재로는 이팔성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과 금융감독원장 후보로도 언급됐던 인물이다. 이우철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도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신보와 기보 이사장은 민간 인사 중용이 예상된다.
그러나 사실상 사표를 강제하는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대해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모를 통해 선임된 인사들이고 법적으로 임기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단지 전 정권의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교체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금융공기업 기관장이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결국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하는 관치금융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