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2일 공식 퇴진함에 따라 경영권 승계와 수뇌부 개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 내에선 이 회장의 퇴진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 방안도 제기됐으나 이 회장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보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수 전략기획실 부회장은 "이 전무가 경영 수업 중에 있고 아직 승계 문제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이 회장은 이 전무가 주주와 임직원 그리고 사회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승계할 경우 회사나 이 전무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삼성이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 구도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 전무는 이번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경영권 승계의 법적 걸림돌이 거의 제거됐기 때문에 시기만 남은 셈이다. 이 회장과 이 부회장 등이 이번 특검에서 배임과 조세 포탈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것과 달리 이 전무는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히 이 전무는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헐값에 넘겨받아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당 이득을 챙겼는데도 이와 관련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이 전무는 삼성전자의 글로벌고객총괄책임자(CCO)를 사임한 후 주로 여건이 열악한 해외 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현장을 체험하고 시장개척 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전무의 직책 등은 정해진 것은 없고 5월 중에 삼성전자에서 인사를 할 예정인데 그때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로 인한 '힘의 공백'은 당분간 사장단 회의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할 일이 있을 경우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이수빈 부회장이나 사장단 회의가 이건희 회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사장단 회의나 이수빈 회장체제는 이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까지의 과도적 임시지도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