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건희 회장과 함께 물러나는 삼성맨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그들의 면면이 회자되고 있다.
22일 삼성그룹 쇄신안의 핵심 내용이었던 인적 쇄신 범위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그룹 전략기획실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삼성화재 황태선 사장,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 등이다.
삼성의 2인자로 불린 이학수 회장은 삼성 비자금 사태와 관련된 특검 수사의 정점에 서 있었다. 1971년 제일모직에 입사하면서 삼성맨이 된 이 부회장은 1982년 이병철 선대 회장의 비서실 팀장으로 발탁된 후 20여 년 이상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1997년 이 회장의 비서실장직을 맡은 뒤 10년 동안 그룹의 두뇌 역할을 도맡아 왔다.
하지만 막강한 영향력은 그늘도 만들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사건과 비자금 조성, 불법 로비 등 그룹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핵심 배후인물로 지목됐고 결국 이 회장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인주 사장은 삼성그룹의 곳간 지기로 통한다. 1980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뒤 90년부터 그룹 비서실에서 줄곧 재무를 담당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이끈 재무팀은 외환위기 당시 계열사를 샅샅이 뒤져 각종 부실과 문제점을 찾아낸 뒤 강력한 구조조정을 지휘하면서 능력을 발휘했다. 이런 공로로 김 사장은 97년 이사부터 98년 상무, 99년 전무, 2001년 부사장, 2004년 사장 등으로 승진해 출세 가도를 달렸다.
삼성화재 황태선 사장과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이번 사태의 유탄을 맞은 것으로 분류된다.
1974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줄곧 삼성맨으로 일해 온 황 사장은 특검 수사 결과 자신이 경영지원실장으로 있던 시절 차명계좌를 이용해 미지급 보험금으로 9억8000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나 인적 쇄신의 대상이 됐다.
2001년 삼성투신운용 사장과 삼성생명 자산·법인부문 총괄사장 등을 역임한 배 사장도 그룹의 재무 전문가로 비자금 조성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해 사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