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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 부산의 미래디자인은

鐵의 실크로드·꿈의 북극항로… 세계물류 부산으로 흐른다

  • 오광수 기자 inmim@kookje.co.kr
  •  |   입력 : 2009-12-31 23:20:36
  •  |   본지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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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항로·대륙횡단철도·한일 해저터널
- '3대 혁명' 실현되면 물류허브 부산은 꿈 아닌 현실로
- 끊긴 北 철길 잇고 신공항도 유치해서 육·해·공 모두 소통, 물류비 절감 실현
- 세계 도시 걸맞은 부산 만들어야

부산항 신항 북컨테이너부두 일대. 북극항로와 대륙횡단철도가 열리면 부산은 해상과 육상운송의 세계 최강자로 발돋움하게 된다.
지구본을 돌려본다. 빙글빙글 도는 지구본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시선이 쏠리는 곳이 있다. 바로 싱가포르다. 전 세계 양대 항로인 태평양·인도양항로의 한가운데에 놓인 지정학적 이점 덕분에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의 허브 항만으로 통한다. 유류 등 선용품의 가격경쟁력 역시 높다. 이 때문에 상당히 높은 항만의 부가가치를 자랑한다.

그런데 가까운 장래에 북극항로가 뚫리거나, 대륙횡단철도, 한일 해저터널이 열린다면 어떨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김효영 투자유치본부장은 꿈만 같은 이들 세 가지가 부산에 상전벽해를 일으킬 '3대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쓰나미급이다. 여기서 부산의 미래 디자인은 시작되고 완성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이들 3대 사건은 이르면 15년, 늦어도 20년 안에 현실화될 것이다. 그때 항만과 공항을 끼고 있는 데다 대륙횡단철도, 아시안하이웨이의 기종점인 부산은 전 세계로 뻗어가는 물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북극항로가 개척되면 싱가포르 허브 항만 기능의 절반이 부산항으로 올 수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주장이다. 북극항로 이용 시 기존 항로에 투입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북미는 물론 유럽까지도 경쟁항인 싱가포르보다 가깝기 때문에 양 대륙을 연결하는 국제무역 중심 환적기지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북극항로다.

또 대륙횡단철도 역시 북한과 노선 문제만 해결되면 당장 시행 가능하다. 한반도의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부산이 아시아횡단철도(TAR)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이 된다. 유럽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러시아, 몽골 등 TAR에 속하는 모든 국가가 철도로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한일 해저터널 역시 부산으로 향한다. 이를 통해 양국 간 육로수송도 가능해진다. 하늘, 바다, 땅이 '통하게' 된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도시창조본부장은 "부산 신항 배후지의 고부가가치화와 복합수송체계의 경쟁력을 내세워 해상운송과 항공물류의 유기적 결합이 가능한 최적의 조건을 갖춘 도시로 부산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꿈의' 북극항로 열리면

사진은 시베리아횡단철도의 기종점인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역. 국제신문 DB
지난 2008년 8월 북~서는 물론 처음 북~동 대륙을 연결하는 북극 바닷길이 열렸다. 캐나다 북부 해역을 따라 대서양~태평양을 잇는 북서항로와 러시아 시베리아 북부 해안을 따라 대서양~태평양을 잇는 북동항로가 동시에 뚫린 것이다. 두 항로 모두 부산항과 연결된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기 시작했던 데서 비롯됐다.

지구촌에서 환호와 탄식이 엇갈리는 북극항로가 꿈의 항로로 주목받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물류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극항로가 열리면 수에즈운하나 파나마운하를 경유하는 것보다 거리가 짧아 항해일수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더욱이 북극항로가 개통 시 부산항을 통해 미주와 유럽으로 곧장 갈 수 있어 굳이 싱가포르에 들를 이유도 없다.

부산~로테르담 간 항로를 예로 들어보자.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기존 인도양 항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부산항에서 로테르담항까지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인도양 항로는 거리로 2만100㎞, 기간은 24일이다. 하지만 북극해를 통과하면 거리가 1만2700㎞로 줄고 운항기간 역시 14일로 짧아진다. 65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이 하루 항해하는 데 유류비만 1억 원 넘게 든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극항로 이용 시 물류비용 절감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지난달 15일 문을 연 한국해양대 북극항로연구센터에 따르면 부산항은 북극항로 이용으로 싱가포르항에 비해 선박 1척당 1220억 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싱가포르가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를 그대로 이용한다 해도 부산항은 비용면에서 연간 900억 원의 비교 우위를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항이 해상운송에서 세계 최강자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북극항로연구센터 측은 유럽이 시베리아지역에서 천연가스 상당 부분을 파이프라인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북극항로를 통해 천연가스를 쇄빙유조선과 쇄빙액화천연가스(LNG)선으로 수송할 경우 훨씬 경제적이란 입장이다.

■ '철(鐵)의 실크로드' 기종점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은 최근 북한에 남북철도 종단답사를 제안했다. 끊어진 남과 북의 철길을 잇고 이를 다시 대륙횡단철도와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부산역을 출발해 북한을 거쳐 러시아를 가로지르는 '철의 실크로드'. 하지만 지금은 이 철도가 과연 놓이기나 할 것인지 멀기만 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현실화되는 듯 했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되면서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연결하는 계획은 아직 꿈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대륙횡단철도가 주목받는 것은 '거리'다. 해상운송보다 훨씬 구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부산항 신항의 화물을 TKR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해 유럽으로 운송한다면 부산항(신항)은 동북아 물류 허브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 부산에서 독일 베를린에 이르는 철도 구간은 1만여 ㎞이지만,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인도양 항로를 통한 해상운송 구간은 보통 2만여 ㎞나 된다. 거리를 배나 단축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물류비 역시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철도물류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경제적인 노선은 부산역을 출발, 동해안을 끼고 있는 동해선에 연결한 뒤 북한 나진 등지를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으로 가는 것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TSR을 타면 유럽 곳곳으로 당도할 수 있다. '꿈의 노선'이다.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이를 통해 중국 노선을 통해서도 러시아 노선에 연결된다. 어떤 노선이든 경제적인 것을 택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TKR이다. 대륙철도망은 한반도에서 끊어져 있다. 이렇다면 TKR의 기종점인 부산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낡은 북한지역 철도의 현대화가 시급하다. 북한 구간 내 부실한 노반과 낡은 침목, 굽은 노선은 물론 부족한 전력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게 필수다. 물론 그 이전에 북한 당국과 세관심사, 검역 등을 포함한 노선 문제가 '정치적'으로 매듭지어져야 한다.


■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로브스크~치타~울란우데

~이르크츠크~옴스크~노보시비르스크

~예카데린브르크~모스크바(9441㎞)

■ 만주 횡단철도(TMR)

도문~만주리~자바이칼스크~카림스카야역에서

TSR과 연결(7721㎞)

■ 몽고 횡단철도(TMGR)

톈진~베이징~에렌호트~자민우드~울란바토르

~수흐바토르~나우스키~울란우데역에서

TSR과 연결(7753㎞)

■ 중국 횡단철도(TCR)

연운항~정주~란조우~우르므치~아라산쿠~드루즈바~프레스고노르코프카~자우랄리에역에서 TSR과 연결(8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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