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택시기사 처우 개선을 위한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났으나, 현장을 뛰는 택시기사들은 여전히 하루 10~15시간의 중노동을 하고도 월 100만~150만 원의 저임금에 허덕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지난해 택시 요금 인상으로 택시회사들은 사납금을 올려 연간 700억 원 이상의 추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부산시의 관리 감독 체계에도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많다.
본지가 택시기사 최저임금제 시행 1년에 맞춰 택시영업 실태를 집중 취재한 결과, 택시회사들은 법적으로 시행토록 돼 있는 전액관리제(그날 번 수익금 전부를 회사에 납입)를 외면하고, 관행대로 사납금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특히 노사간 임금협정을 통해 명목상 근로시간을 줄여 최저임금을 맞출 수 있도록 편법을 동원했다. 또 월 65만7600원(시급 4110원)으로 정해진 최저임금은 정부 보조금(부가세 경감분)이 보태져 유지되고 있었다.
부산시도 택시요금 인상 이후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2007년 택시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2007~2011년 5년간 1000대를 감차하기로 했으나, 지금까지 실적은 개인택시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자연감소분 36대 감차가 전부이다. 특히 요금 인상으로 '택시 프리미엄'이 늘어 보상 감차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최저임금 시행을 겨냥한 요금 인상이 무색해진 셈이다.
게다가 지난해 이른바 '택시 커넥션'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 관련자 8명 모두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로 현업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택시요금 인상과 관련해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택시조합)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아 부산시 산하기관으로 좌천됐던 공무원 K 씨는 지난 4월 정기인사에서 시청으로 만 1년 만에 복귀했다.
'택시 커넥션'은 2008년 12월 체결한 택시 노사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부산지역 택시 사업주들의 연합체인 택시조합 대표와 노조 측 교섭위원 5명 사이에 거액의 뇌물이 오간 비리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의 택시요금이 20.46% 올랐고 이를 근거로 사납금이 16.7% 인상됐다.
5년째 법인택시를 몰아왔다는 택시기사 김명호(47·부산 사하구) 씨는 "하루 14~15시간 등골이 휠 정도로 일해도 먹고 살기가 어렵다"면서 "전액관리제 도입 등으로 업계가 보다 투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의 택시기사는 4월 현재 29만7029명(개인택시 포함)이며, 부산에는 법인택시 99개 사에 1만5200여 명이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