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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규제타파 등 전폭 지원, 단기간내 아시아 금융허브로

[창간 63주년 특집] 금융중심지 부산 - 홍콩·싱가포르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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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융중심지 조성 사업이 마스터플랜을 확정 짓고 날갯짓을 하려 한다. 전문가들은 금융 인프라가 취약한 부산이 빠른 시일 내에 금융중심지로 발전하려면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 선발 금융중심지보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후발 금융중심지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수백 년 역사를 간직한 선발 금융중심지를 모델로 삼기에는 국내 사정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단기간 국가 주도로 발전한 모델이 부산의 실정과 어울린다는 것이다.


■홍콩, 30년간 이어온 정부 정책 의지

- 법인세 亞 최저 수준
- 외환기금 고정환율로 무한대로 태환성 보장… 외환시장 강자로 안착
- 최근엔 중국과 연계, 또 한번 도약 날갯짓

홍콩시청이 위치한 센트럴 지역은 세계 금융기관의 아시아 지역 본부와 홍콩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IFC(국제금융센터) 등 각종 금융기관이 밀집한 홍콩의 금융 중심지이다.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3위, 세계 100대 은행 73개 진출, 세계 6대 외환시장….' 싱가폴과 함께 아시아 금융허브로 불리는 홍콩의 현주소다. 인구는 우리나라의 7분의 1, 면적은 20분의 1에 불과한 홍콩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금융도시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30여 년간 지속돼온 적극적인 정책 추진 의지와 실천력이 자리하고 있다.

1970년 싱가포르가 역외금융시장 중심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을 선도하면서 경쟁에서 뒤처지기 시작한 홍콩은 1975년 외국 은행의 국내 은행업 진입을 완전 개방하면서 금융중심지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후 1982년 금융의 국제 간 거래 장애요인이었던 외화예금이자에 대한 원천징수세 폐지, 1989년 모든 이자소득세 과세 폐지 등 과감한 조세혜택 조치를 취하면서 외국인 투자유치를 추진했다. 특히 1980년대 중반 이후 적극적인 감세정책을 추진해 해외 금융사들이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다. 홍콩은 1987년부터 1995년까지 단계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해 현재 아시아 최저 수준인 16.5%까지 낮췄다.

홍콩이 세계 6대 외환시장으로 성장한 데는 1984년 통화위원회제도 도입이 계기가 됐다. 이는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관리하는 외환기금에서 고정환율로 무한대의 태환성을 보장하는 제도로, 홍콩은 이 제도 도입으로 국제적 외환시장으로 부상하게 됐다.

또 홍콩은 국경 간 거래의 장애요소도 거의 없앴다. 1994년부터 홍콩정부의 전자중앙결제시스템을 유럽연합(EU)지역의 국제중앙예탁기관과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2003년에는 홍콩달러와 미국달러 간 결제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간 총액결제제도도 도입했다. 이와 함께 국제적인 MBA프로그램을 4개나 구축, 미국(7개), 런던(6개)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지난 30년간 줄기차게 금융중심지 정책을 추진해 온 홍콩은 최근 중국과의 연계를 통한 '1-3-5청사진'을 제시하고, 금융중심지 기능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는 홍콩을 통한 중국 투자, 홍콩 금융상품의 중국 확대, 홍콩과 중국 간 상호보완적 금융시스템 건설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홍콩에 있는 프랑스 크레디아그리꼴 은행의 패트리스 쿠뱅 아시아본사 사장은 "홍콩이 금융중심지로 성공한 데에는 중국 해운사 유치에 따른 선박금융 활성화도 영향을 미쳤다"며 "부산도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우선 국내 해운사들을 유치하면 금융 수요가 생길 것이다"고 말했다.

홍콩 금융중심지 발전 과정

1975년

은행산업 완전 개방

1982년

외화예금이자에 대한 원천징수세 폐지

1984년

통화위원회제도 도입, 외환거래고정 환율로 무한대의 태환성 보장

1989년

이자소득세 과세 폐지

1994년

홍콩 전자중앙결제시스템, EU의 국제중앙예탁기관과 연계 서비스 

2003년

홍콩달러와 미국달러 간 실시간 총액결제 제도 운영





■싱가포르, 차별화 전략 지속적 추진

- 인허가 6일이면 해결
- 파격적 세제 혜택과 교육·의료시설 늘려
- 외국인 근무여건 조성, 세계적인 금융기업 스스로 오게 만들어

마리나베이는 세계 100여개 금융기관이 밀집한 싱가포르의 금융중심지이다. 싱가포르의 상징물인 머라이언상(사진 앞 쪽) 뒤로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 국제 금융기관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금융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2%로 한국(7.5%)보다 훨씬 높다. 싱가포르가 금융중심지로서 갖는 위상은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도 잘 나타난다. 최근 들어 비록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나, 올해 평가에서 세계 주요 도시 중 1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건재하다. 싱가포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은행 수는 103개로, 런던(155개) 홍콩(149개) 뉴욕(129개)에 이어 세계4위 규모이다.

1970년 역외금융업무를 아시아 최초로 시작하면서 아시아달러시장을 출범시킨 것이 금융중심지 발전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과세부담 경감 등 각종 규제와 제도를 개선해 해외은행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지속적인 상품과 서비스 확대, 외국인 투자 관련 제도 정비가 이어지면서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로 안착했다.

1971년 설립된 싱가포르통화청(MAS)을 통해 금융제도 개선을 정책적으로 추진하면서 발전의 터전을 닦았다. 통화청은 특히 금융회사 인허가 기간 단축, 투자자문회사 설립 기준 완화 등 금융시장 진입 규제를 제거한 것이 외국 금융사들이 싱가포르를 찾게 된 동력이 됐다.

통화청은 직접 사업 인허가를 담당하지만 금융 관련 빠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월드뱅크는 싱가포르를 6일 만에 사업 인허가를 처리할 정도로 우수한 사업환경을 가진 곳으로 평가했다. 싱가포르에 진출한 국내 한 금융인은 "통화청이 정기감사를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친기업적인 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세금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과 중국의 법인세율이 25%인데 비해 싱가포르는 18%에 그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4.4%보다 훨씬 낮다. 특히 금융업에 대해서는 각종 과세 특례를 두고 있다. 역외소득에 대한 세금 면제, 각종 금융거래세 감세율 적용, 금융사의 연구개발비용 이중 소득공제 가능 등이 그것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아시아 최대 은행 중 하나인 DBS 제네트 웡 수석부행장은 "부산은 조선 관련 산업 기반이 잘 형성돼 있어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가 있으면 선박 관련 금융기관 유치가 한결 쉬울 것이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또한 외국인을 위한 교육과 의료시설 등 사회간접자원을 대거 확충했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 직원들이 자녀 교육과 생활 환경 때문에 싱가포르 전입을 망설이는 일이 없도록 한 것이다. 또 경영금융교육에 과감하게 투자해 세계 유수의 MBA 프로그램을 2개나 확보했다. 부산시 이범철 금융중심지기획단장은 "싱가포르와 홍콩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후발 금융중심지는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금융중심지 발전 과정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과 함께 금융중심지 정책을 경제발전정책으로 수립

1970년

아시아달러시장 출범, 해외 은행 적극 유치

1971년

금융부문의 제도개선 총괄 담당하는 싱가포르 통화청 설립

1979년

아시아달러시장에 특화한 역외은행제도 도입

1984년

아시아 최초 국제금융거래소 설립





◇ 전문가 제언

- "부산 선박금융 특화, 국제적 홍보 강화를"
- 비즈니스 인적 네트워크 구축
- 싱가포르와 직항로 개설 시급
- 市도 자금보증 등 지원 나서야

국내외 선박금융 전문가들은 부산이 선박금융 특화금융중심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아시아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와 부산의 직항로 개설이 매우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제시했다.

이 같은 결과는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가 지난 6월 수출입은행, 수협, 선주협회, 외국은행 및 외국증권사 등 국내외 선박금융관련 12개 기관 23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들은 또 국제금융시장 및 국제금융기관과의 원활한 연계시스템 구축을 중요한 영업환경이라고 꼽고,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내에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금융기관 입주 시 신규제도 및 규정 등에 대한 원스톱서비스 지원시스템의 구축도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금조달 시 지방정부의 보증 등 강력한 지원체제 방안 검토도 요구했다.

이와 함께 BIFC에 전문세미나 시설을 갖춘 국제금융연수센터 설립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가 같은 달 뉴욕에서 열린 마린머니 포럼에 참가해 해외 주요 선박금융기관, 조선사, 해운사 임원급 이상 24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 부산이 특화금융중심시로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한 인지도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센터 관계자는 "항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토대로 부산 금융중심지가 정책적으로 적극 육성되고 있음을 우선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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