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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개발에 美港개념 도입 `부산다움` 이끌어내고

[창간 63주년 특집] 부산의 향기 - 해안 경관을 지키자

  • 구시영 기자 ksyoung@kookje.co.kr
  •  |   입력 : 2010-08-30 20:06:54
  •  |   본지 4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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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 물류중심 부두와 빌딩들 '꼴불견'

■영도·남항지구

- 제2롯데월드 포함 색채 계획 세워야
- 창고 밀집지역은 복합친수시설로

■남구지구

- 북항 전체 조망 편의시설 절실

■감천항지구

- 원자재부두 첨단기능항 재편

■다대포지구

- 부두~방파제 구간 보행로 등 갖춰야

부산 서구 암남공원 쪽에서 바라본 감천항 해안.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부산의 최대 자산은 해안이다. 전체 해안선 길이가 306.2㎞로, 굴곡이 많은 리아스식 특성을 지니고 있다. 덕분에 해변 경관 및 관광자원이 풍부해 예로부터 절경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도시화 과정에서 무분별한 해안 매립과 난개발 등으로 천혜의 자연 경관과 해안선이 크게 훼손됐다. 특히 해안 매립지의 고층 빌딩들은 바다 조망을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 해안 경관 중에서도 항만이 핵심 요소로 지적된다. 해안 일대의 노른자위 땅 대부분을 북항과 남항, 감천·다대포항 등 항만지구가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부산항 모습은 매력 있고 친근하면서 깨끗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항만공간과 배후 도시 및 주변 환경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불결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또 시민과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친수·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특히 남구 신선대 유원지~백운포 일대 해안은 이미 대규모 매립으로 해안선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

중앙공원 조망공간 조성사업
이 같은 현상은 일제시대부터 부산항이 항만물류기능 중심으로 조성돼 배후 도시공간과의 관계 및 흐름이 차단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 해안 경관이 거의 천편일률적인 데다 지역별로 특색 있는 색채를 지니지 못한 데 큰 원인이 있다. "따라서 그동안 항만계획의 미시적인 접근에서 탈피해 이제는 배후 도시와 연계된 항만계획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부산다움'을 보여주는 경관·색채 조성이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산항 미항 개발 중장기발전 연구 보고서'(2008년 국토해양부, 부산시) 등에는 이런 문제점과 지구별 경관 조성방안이 나와 있다.

부산 연안여객선터미널(중구 중앙동) 건물의 옥상 전망대. 바다 쪽을 둘러보니 북항과 남항, 영도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해안에 마구 들어선 고층 건축물 등이 경관을 해치고 있다. 특히 바다와 접한 터미널 공간에 화물 야적장이 조성돼 양쪽을 단절시키고 있다. 또 기존 친수공간 및 전망대는 바다와의 연계성 부족, 편의시설 미비 등으로 이용이 미미한 실정이다.

자갈치 조망공간 조성사업
영도 및 남항 지구는 주변 경관과 노후 건물, 상업지역 등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낡은 수리조선소 등이 산재한 데다 도로·시설물 색채 계획이 없어 자갈치시장의 관광인프라 구축에 장애요인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주위 환경과의 연계성과 색채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 영도지구는 영선·신선·봉래동 일대의 뉴타운 사업지역, 제2롯데월드(중구) 등을 연계한 종합적인 색채계획이 과제로 꼽히고 있다.

연구 용역을 수행한 한국해양대 산업협력단은 봉래동 해안의 창고밀집 지역에 대해서는 "역사적 건축유물로서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리나라 조선공업의 발상지로, 당시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낡은 것을 무조건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도록 창고건물을 리모델링해 옛 정취를 살리고, 새 기능을 도입해 차별화된 복합친수시설로 꾸밀 것을 제안했다. 창고밀집지역의 해안을 따라 동삼매립지(혁신지구)에 이르는 구간에 수변 보행로 및 수변공원·광장을 조성하는 방안도 내세웠다.

해운대 조망공간 조성사업
감만·신선대부두 주변 등 남구 지구는 컨테이너 터미널의 특성상 원색적인 색상들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위 건축물이나 자연 경관과의 조화가 부족할 뿐 아니라 해안 시설물 색채·경관 관리체계도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북항 전체를 파노라마 경관으로 볼 수 있는 감만시민부두의 경우 특별한 조망시설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사계절 기후에 관계없이 바다와 주변 환경을 조망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절실하다. 백운포 방파제 및 체육공원 일원에 대해서는 접근로와 오륙도 경관 조망시설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7, 8부두와 우암부두는 장기적으로 도심과 연계한 상업·업무·주거시설 및 친수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감천항 해안 일대는 부분적인 색채계획으로 통일성이 떨어진다. 이곳 조선소 모습과 2년 전 문을 연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의 외관이 서로 대비돼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주요 조망점인 감천항 동·서방파제와 그 주변은 낚시를 위한 이용빈도가 높은 만큼 친수시설을 추진할 만하다. 또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은 암남공원과 동방파제를 잇는 결절점이라는 점에서 친수성을 강화하는 한편 조망공간 마련 등을 통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감천항에 원양어선 승선원을 위한 다국적 문화공간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감천항 해안의 이미지를 흐리는 원자재 부두와 수리조선소 등은 향후 재개발을 유도해 첨단산업기능 중심항으로 재편하는 구상안도 제시됐다.

신선대 조망공간 조성사업
다대포 지구는 어선 물양장과 상업지, 공장 등의 무계획적 색채환경으로 지역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낡은 항구시설물과 주변 산, 해안선 등이 '따로 노는' 실정이다. 따라서 다대포항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기 위한 색채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수변공간의 연계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다대부두~어시장~해경 정비창 방파제 구간에 보행로와 녹지축, 조망시설 등이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전문가 견해 - 이한석 한국해양대 교수

- 부산의 해안은 공공재… 항만색채 지침 만들어야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항만)도시가 되려면 그에 걸맞은 해안 경관과 색채를 지녀야 합니다."

한국해양대 이한석(해양공간건축학부·사진) 교수는 "도시 경관에는 그 지역의 삶과 철학, 문화 등이 다 녹아 있다"며 "방파제 등 항만시설물 하나라도 주변 환경과 어울리도록 꾸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부산의 경관 수준은 부족하고 안타까운 점이 많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배를 타고 나가 바다에서 부산항 등 해안 일대를 살펴보면 경관(조망)을 해치는 가장 큰 요인이 고층 아파트 단지 입니다. 바닷가에 무분별하게 건립돼 스카이라인을 파괴하고 있어요."

그는 "원칙적으로 바닷가에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관뿐 아니라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안 경관의 세 가지 구성 요소인 수평선(물과 하늘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 스카이라인(공제선·하늘과 지형이 맞닿아 이루는 선), 수제선(물과 땅이 맞닿아 이루는 선)을 가급적이면 모두 지켜줘야 경관을 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부산의 해안 경관 중 핵심 요소가 항만"이라며 "세계 5위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항도 이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항만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항만들은 경관 색채를 주위 환경과 어울리도록 특색 있게 조성했다며 부산에서도 항만색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부산시와 부산해양항만청, 부산항만공사 등 당국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제는 해안 경관을 공공재로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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