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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 재개발 예정지 내 옛 부산세관 청사 복원될까

사업 규모·필요성 논란 잠재워야

과거·미래 동시에 담아내는 부산항 근·현대사 상징 필요

가을까지 상징건물축 의견수렴… "필요성 있나" 부정적 시각도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11-03-02 21:25:43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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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산세관의 탑부에 자리 잡았던 종탑 모습. 이 종탑은 부산세관의 옛 청사가 허물어진 뒤 부산 중구 중앙동 현 청사 남쪽 뜰에 보관돼 있다. 부산·경남본부세관 제공
부산항 재래부두를 친수형 첨단 복합관광단지로 탈바꿈시킬 북항재개발 예정지의 해상 매립 공사가 한창 속도를 내고 있다. 새 국제여객터미널과 랜드마크형 등대 등 육상 시설물 건립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와 함께 문화시설과 부산항 기념 건축물 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내년 초 조성 계획을 확정하는 북항재개발 예정지의 공원과 녹지 공간에 들어설 문화시설과 상징 건축물 등에 대해 올가을까지 시민과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2일 밝혔다. 현재 문화시설로는 부산시가 국제 공모를 통해 시설 규모와 투입 예산을 결정할 '오페라하우스' 정도만 확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부산항의 역사적 상징물을 북항재개발 지역에 건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문화재계 인사와 오랫동안 부산항 주변에서 생활터전을 잡았던 지역주민은 100년 전 건립된 뒤 부산항의 근·현대사를 함께하다 사라진 옛 부산세관 건물(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22호) 복원을 희망하고 있다.

옛 부산세관 청사 모습.
옛 부산세관 건물의 설계도가 부산세관박물관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본지 지난달 25일 자 2면 보도)되면서 그 같은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100년 전의 건물이지만 20여 년 전 허물어지고 지금은 자취조차 없는 옛 부산세관 청사를 첨단 복합관광단지에 다시 건립할 필요가 있느냐는 등 부정적인 시각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문화재계는 이에 대해 "첨단 고층 건물이 즐비할 북항재개발 예정지에 부산항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상징물로는 옛 부산세관 청사가 제격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때 부산을 상징하는 건물이었던 옛 부산세관을 북항재개발 예정지에 설계도대로 복원해 부산항의 미래와 과거를 동시에 담아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립박물관의 양맹준 관장은 "100년 전의 근대 건축물을 이 시대 사람들이 다시 살려 미래 세대에 전한다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뒤에는 문화재적인 가치가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옛 부산세관은 1908년 철근콘크리트 기초공법으로 공사가 시작돼 1911년 8월 4층 건물로 준공됐으며 1, 2층(각각 522.65㎡)은 사무실 용도였고 3, 4층(각각 28.87㎡)은 탑부였다. 이 탑부에 있던 종탑은 현 청사 남쪽 뜰에 보관돼 있다.

붉은 벽돌과 화강석을 사용한 영국풍 르네상스식인 이 건축물이 세워진 지 꼭 1년 만인 1912년 제1부두가 건립되고, 부산항은 그때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항으로 우뚝 섰다.

지난 1979년 옛 부산세관의 마지막 탑부가 무너지는 순간.
더불어 옛 부산세관은 도시 근대화 계획에 따라 허물어지기까지 68년 동안 온갖 풍상을 겪으며 한국의 관문을 지켰다. 또 베트남 파병 용사들의 집결지인 제1부두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간직한 현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1970년 완공된 현 부산세관 청사(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도 한국 경제사에 획을 그은 고 정주영 씨가 창업한 현대건설이 건립한 1호 건물(철근 콘크리트조 독립기초파일 공급으로 시공)이라는 역사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부산세관이 북항재개발로 지금의 제4부두에 새롭게 둥지를 틀게 되면 현 청사도 허물어질 운명이다.

이처럼 100년 동안 제1부두를 지킨 부산세관은 부산항의 현대사에 많은 사연을 남기고 그 흔적이 사라지게 돼 안타까움을 더한다. 부산세관 측은 "옛 부산세관 건물이라도 복원해 수많은 기록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세관박물관의 자료를 옮겨 영구 전시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BPA의 조성원 재개발사업단장은 "북항재개발 예정지에 역사성이 강한 건축물을 복원하거나 건립한다는 방침을 정한 만큼 옛 부산세관 복원도 가능하다"며 "그러나 규모가 크고 논란의 소지도 있기 때문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복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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