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침체로 현실화 땐 전세금 손실 등 불가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채권 매입(본지 지난 25일자 1면 보도)에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 4조 원을 투입하고도 사업장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서민들만 저축은행사태의 피해를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85개 저축은행 부동산 PF 부실채권 매입을 위해 구조조정기금 1조4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금은 공적자금인 정부보증채권을 발행해 마련할 방침이다. 캠코는 지난해에도 2조5000억 원의 정부보증채를 발행, 3조7000억 원의 PF 부실채권을 매입했다.
앞서 2008년 12월(3000억 원)과 2009년 3월(1조2000억 원)에는 캠코의 고유계정으로 부실채권을 매입한 만큼 네 차례의 저축은행 PF 부실채권 매입 가운데 두 차례 매입에 투입되는 공적자금은 3조9000억 원이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지만 금융당국은 PF 사업장에 대한 '비밀주의'로 일관, 서민들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3월 말 현재 85개 저축은행의 469개 PF 사업장 중 절반이 넘는 251개 사업장(53.5%)이 '부실 우려 이하' 사업장이다. 금액으로는 전체 PF 대출 7조 원 가운데 3조4000억 원(47.8%)이 부실 우려 이하 대출이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전체 PF 사업장이 부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현장조사를 병행한 전수조사를 벌이고도 개별 사업장의 위치, 대출 상황, 사업진행 상황 등 사업장별 현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에 충격이 가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국이 업계의 이익만 대변하면서 서민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영업정지되면서 이 회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시행사로 참여한 부산 동래구와 연제구 미분양 아파트의 전세 세입자 400여 가구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에 대해 금융위 배준수 중소금융과장은 "부산저축은행사태로 피해를 본 경우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간 세입자들이다"라며 "이번 실태조사에서 이 같은 사업장들이 있는지 파악해 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