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행료 6000원~8000원 때 연간 12억~112억 더 거둬
- 수입 환수 통행량 기준도 높게 설정해 업체에 혜택
- 스프링클러 시설 축소 불구 총사업비 반영돼 환수 권고
거가대교 통행료가 객관적 검증도 없이 산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산시와 경남도의 부실 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남 거제지역 시민단체들이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하지 않았다면 거가대교 공사비 과다 산출과 통행료 '뻥튀기'가 영영 묻힐 뻔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투자사업에 대한 관리·감시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통행요금 검증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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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과 거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를 각종 차량들이 지나고 있다. 통행료가 높게 책정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통행료 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제신문DB |
15일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행정기관이 민간사업자에게 휘둘린 대목이 여러 차례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게 거가대교 통행요금을 산정하면서 탄력도(요금 민감도)를 전문기관의 검증 없이 산정한 것이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1999년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소형차 통행료 8000원(1999년 12월 불변가격)을 아무런 검증도 없이 그대로 인정했다. 여기에 지난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을 합쳐 통행료가 1만 원이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민간투자비 9996억 원을 회수할 수 있도록 40년 동안 운영수익 8조6189억 원을 징수하는 것으로 협약을 했다.
결국 감사원이 민간사업자인 GK해상도로(주)가 제출한 '거가대교 민자유치시설 사업계획서(1998년 5월)'와 '거가대교 민간투자사업 수정사업계획서'를 재검토했더니 소형차 기준 8000원으로 요금을 낮춰도 탄력도가 1.15로 나타났다. 통행료가 6000~8000원일 때 연간 운영수익이 964억~1064억 원으로 1만 원(952억 원)으로 책정한 것보다 많았다. 요금을 낮춰 받으면 통행량 증가로 이어져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현재 거가대교 통행료는 ▷경차 5000원 ▷소형차 1만 원 ▷중형차 1만5000원 ▷대형차 2만5000원 ▷특대형차 3만 원이다. 소형차 기준 1만 원은 총사업비 1조961억 원이 투입된 인천대교의 소형차 통행료(5500원)의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징수 기간 40년도 전국 주요 민간투자사업 가운데 가장 길다.
■민간사업자에 특혜 줘
부산시와 경남도는 최소수입보장범위(MRG)도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통행량이 예상보다 늘어나 초과수입이 발생할 경우 주무관청에서 환불 받을 수 있는 범위는 110%였으나 122.45%로 과다하게 설정해 줬다는 것이 감사원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통행량이 110대만 넘어도 통행요금을 환불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122.45대를 넘겨야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또 거가대교 총사업비를 과다하게 확정했다고 지적했다. 거가대교 총공사비 1조9831억 원 가운데 402억1000만 원은 침매터널 구간의 스프링클러 설비 누락 또는 축소로 실제 투입되지 않았다. 또 안전관리비(16억7568만 원) 정산 및 부산지역 교통영향평가 승인조건 미이행(19억2400만 원)을 합쳐 총 438억1000만 원을 환수하라고 감사원은 권고했다.
감사원은 또 거가대교에 설치된 휴게소(경남 거제장목·부산 가덕도) 및 부속시설 사업의 수입도 매년 10억8000만 원이 보장되는데 1억2000만 원만 반영해 통행료를 낮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경남도 해명
양 시·도는 대체적으로 "감사원 결과를 수용하겠다"며 "이미 완공된 사업이라 민간사업자와 협상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감사원이 통행료를 8000원으로 낮추라고 권고한 것이 아니라, 탄력도를 재분석해 적정 통행료를 산정하라고 권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과거의 예측치가 아니라 올 1~6월의 실제 거가대교 통행량을 반영해 이달 안에 탄력도 분석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양 시·도는 최소운영수입 상향 범위를 확대한 것에 대해 "적자가 났을 때 세금으로 보전하는 기준을 90%에서 77.55%로 축소하는 대신 이익이 났을 때 환수할 수 있는 범위를 110%에서 122.45%로 늘려준 것이다. 현재 거가대교가 적자이기 때문에 이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총사업비를 감액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부 축소된 공정이 있어 402억 원이 줄었으나 원래 설계에 없었던 거제영업소, 침매터널 상부 보호공 등 시공에 1841억 원이 추가돼 결과적으로 1439억 원이 증액됐다. 현재 '부산~거제 간 연결도로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서'에 규정된 항목 외에는 총 사업비를 변경할 수 없어 증감이 있었지만 그대로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