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100원 할인 조치가 끝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기름값과 관련, 정유사와 주유소가 네탓 공방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명확한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8일 "정유사와 주유소가 가격 인상에 대해 서로 손가락질하는데, 과연 누가 옳은지 가격이 제일 높은 주유소를 500개 샘플링해(골라내) 들여다보겠다"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최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름값은 덜 내린만큼 덜 올려야 하는 게 기본"이라며 주유소 유통 과정의 문제점도 보고, 유사 석유제품 단속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의 언급은 ℓ당 100원 할인 과정에 합당한 복원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정부의 기대만큼 연착륙하지 못하고 오름세를 타는 기름값을 꺾어보려는 뜻으로 분석된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보통휘발유 ℓ당 가격은 1938.24원(오후 8시 기준)으로 전날에 비해 1.06원 올랐다.

정유사들은 최근 한 달간 공급 가격을 ℓ당 평균 20원가량 내렸지만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주유소들은 정유사가 오피넷에 공급하는 공급가가 실제보다 낮게 책정됐다며 맞섰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석유제품 소매가는 개별 주유소가 주변 경쟁업체의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정유사에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선 주유소들은 "정유사로부터 실제로 공급받는 기름값이 오피넷에 공개되는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며 "정유사들이 실제로 주유소에 공급한 가격을 오피넷에 올리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민단체들은 양쪽 다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부산 YWCA 관계자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동안 소비자들은 기름값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며 "하루 빨리 책임 소재를 가려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