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환율 급등 이중고
- 車·조선 실물경제 둔화 걱정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국내 증시를 비롯한 세계 각국 주식시장이 대폭락 장세를 연출하면서 지역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시장 불안은 자칫하면 신용경색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투자·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등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 방안을 고려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또 수출기업들은 환율 변동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환율 추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한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는 "수출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율이 중요하다"며 "아직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변동이 있을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번 사태로 향후 자동차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산자동차부품조합 최범영 이사장은 "기업들이 지난해에 비해 생산 물량은 많이 늘었지만 원자재, 전기료, 인건비 등 각종 생산 가격이 올라 어려움이 많다"며 "혹시 2008년 금융위기가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미국의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이 4%를 밑돌지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노래방반주기 제조업체 금영의 김승영 회장은 "만약의 신용경색사태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 방안을 찾으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며 "불요불급한 투자나 지출을 줄여 현금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지역 6개 주요 업종 211개 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매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1.1%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고 9일 밝혔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의 성장세 둔화로 대부분 업종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상의 홍무곤 조사연구팀장은 "이번 조사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반영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매출 감소폭이 당초 예상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에 따르면 매달 지역 제조업체 189곳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중소 제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8월 SBHI는 96.2를 기록해 지난 5월 101.4 이후 석 달 연속 하락했으며, 이는 2009년 6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