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혼란 사전경고 역할 못해
- 금융시스템 개혁대상 1순위

장하준(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유럽 각국의 채무위기와 미국의 국가 신용도 하락에 따른 세계적인 금융시장의 혼란을 재정 건전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금융시스템의 각종 문제에 대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실린 기고에서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국)의 재정적자와 미 신용등급 강등으로 야기된 금융위기의 핵심에는 금융시스템의 부작용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재정 적자 감축과 재정 건전성 제고 방안 등에 관한 논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금융시스템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업체의 독과점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신용평가업체는 금융위기 발발 이전에 위기 징후를 포착해 사전에 경고하는 것이 주된 역할인데도 이를 제대로 못해 위기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와 함께 채권 등급을 평가받는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모순적 수입구조 때문에 위험도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장 교수는 이들 신용평가업체의 독과점 구도를 깨고 경쟁 체제를 도입할 수 있는 방안으로 회원국들이 공동 출자한 유엔 기구처럼 객관적이고 투명한 공공의 신용평가회사를 만들 것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