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가 당장 열흘 뒤인데, 갑자기 대출이 취소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잔금 지급은 어쩌라는 말이냐."
18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이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금융 소비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농협은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 주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을 이달 말까지 중단한다. 신한은행 역시 이달 말까지 금리안전모기지론(기본형)과 비거치식 분할상환방식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 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우리은행은 가계대출에 대한 본부 심사기준을 강화해 생활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의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하나은행은 전세자금대출 등 꼭 필요한 자금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반면 국민은행,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들은 가계대출 중단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이 같은 급작스러운 조치는 가계빚 급증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각 시중은행 부행장들을 불러모아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 이내로 맞춰라"고 구두 지침을 내렸다. 이 같은 조치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은 440조9000억 원, 은행을 포함한 전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612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갑작스런 대출 중단으로 이사자금 혹은 생활자금 대출을 계획 중인 고객들은 "은행이 대출을 전면 중단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이 막히면서 금융 소비자들이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으로 몰릴 경우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