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KRX 역할 축소", 토론회 등 여론 수렴 필요
- "부산, 파생상품 중추" 기대감도

한국 자본시장이 변혁을 맞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말 발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다음 달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와 대체거래소(ATS) 도입 등 국내 자본시장의 전면 개편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도입되는 ATS가 금융중심지를 지향하는 부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TS 도입 등 자본시장 전면 개편 전망

ATS는 시장 규제와 상장 기능을 제외하고 주식 거래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ATS는 비용이 적게 들어 수수료가 낮고, 속도면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앞세운다. ATS가 국내에 들어서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한국거래소(KRX)보다 낮은 수수료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6월 말 현재 ATS가 90개로 이 가운데 주식 관련 ATS는 41개이며 주식시장 거래 비중은 36.2%로 집계됐다. 유럽은 141개로 그 비중은 25%에 달한다. 이에 비해 아시아 국가는 ATS 관련 규정이 제대로 없고 이에 대한 설립 규제로 비중이 미미한 상태이다. 일본의 ATS 주식 거래 비중은 1%선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ATS 도입에 따라 거래소 간 경쟁으로 매매 체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선물·옵션시장의 30~40%를 점유하는 알고리즘 거래가 ATS 도입을 계기로 주식시장에도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ATS 도입이 본격화되면 KRX와의 경쟁 체제가 불가피하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KRX의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그 역할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연구원 측은 우리와 시장 환경이 비슷한 일본에서 ATS 비중이 미미한 점을 보면 우리 시장에서도 단기간 내 ATS로 시장 유동성이 유출된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KRX가 자회사 형태로 ATS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거래소의 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시장에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 수수료가 저렴해지면서 시장 참가자의 이익이 증가되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얻을 수 있는 혜택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부산 금융중심지 위상 흔들림없어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거래소 설립이 정부의 허가주의로 바뀌게 되면서 복수 거래소가 난립하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특정 ATS의 거래량이 일정 이상이 되면 거래소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은 법리적 해석에 불과하며 국내 시장 규모상 정규 거래소 신규 허가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파생상품 ATS 설립은 법에서 허용하고 있지 않으므로 파생상품시장의 영향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계 일부에서는 법 개정으로 장내시장보다 규모가 큰 장외파생상품 청산기관(CCP)기능을 KRX가 수행하게 된 점은 부산의 입장에서 호재라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KRX가 파생상품시장의 중추가 될 수 있고 새롭게 적립되는 대규모 증거금과 공동기금이 부산으로 유입되면 부산지역과 은행권과의 업무 연관성이 높아져 부산지역 금융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파생상품 청산기능으로 인한 고급 인력의 고용창출효과도 크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지역 금융시민단체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ATS 도입 등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당국도 부산지역 금융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며 "조만간 토론회 등을 통해 법 개정이 부산에 미치는 득과 실을 따지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장별 주식 거래 비중   (2009년 9월 기준, 단위 : %)   구분 비중 정규거래소   NYSE, NASTAQ 등 63.8 광의의 ATS ECNs 10.8 Dark Pools  7.9  Broker-Dealer  Internalization   17.5 ※자료 : 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