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대 이상 자영업자 310만명…편의점 올해만 4513개 신설
- 불황·고물가 겹쳐 연체 늘고 신용보증기관 사고율도 급증
명예퇴직자인 김모(부산 사하구 다대동) 씨는 최근 부산은행에서 연 4.7%의 저금리로 '자영업 성공시대 특별대출'을 받아 여성복 판매점을 열게 됐다.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금리가 연 9%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부산은행이 자영업자를 위해 초저금리로 마련한 '자영업 성공시대 특별대출'의 올해 분인 1500억 원이 대부분 소진됐다. 최저 연 4.5%로 최대 5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어 영세 자영업자 4163명이 이용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중 상당수가 연 20% 이상인 캐피털이나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1500억 원을 추가로 대출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8만5000명 감소한 반면 자영업자는 13만5000명 늘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이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지난 10월 현재 전년대비 16만9000명 증가해 310만3000명에 달한다. 은행들도 이들에 대한 대출 경쟁을 벌이면서 주요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지난달 말 100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노점상, 포장마차 등 소상공인을 위한 보증을 담당하는 부산신용보증재단의 보증공급실적은 올 들어 지난 9월 현재 3만5471곳 6516억3500만 원으로 올 연말이면 지난해 실적(8364억51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편의점협회의 '2011년도 점포수, 매출액 및 2012년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신규 편의점 수는 사상 최대인 4513개로 지난해의 3687개보다 22.4% 늘었다. 폐점한 점포 800개를 반영하면 올 연말까지 총 편의점 수는 2만65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는 편의점을 창업 아이템으로 하는 중장년층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 경기가 나빠질 경우 자영업자 대출이 가계대출과 더불어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일반 가구의 배가량 된다. 올해 자영업자 1인 평균 경상소득은 5048만 원이고, 원리금 상환액은 1082만 원이었다. 즉, 100원을 벌면 이 가운데 21원을 빚 갚는 데 쓴 셈이다. 지난해엔 100원 중 16원이었다. 그만큼 1년 새 빚이 증가한 것이다.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이 증가하는 반면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이들의 대출 연체율도 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3분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1.08%로 가계대출 연체율 0.45%의 배 이상을 기록하는 등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
부산신보 등 신용보증기관이 올해 은행에 대신 갚아야 할 돈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들어 자영업자 대출이 크게 늘면서 부산 등 전국 16개 지역 신보는 올 들어 보증사고율이 치솟고 있다. 전국 평균 보증사고율은 2009년 2.3%에서 2010년 3.4%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9월 말 현재 4.6%까지 치솟았다. 부산신보의 보증부실 순증(실질적 증가)은 지난해 1~9월 1391곳 219억1200만 원이었지만 올해는 9월까지 1898곳 279억400만 원으로 금액만 27.3%가 늘었다. 이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경쟁력과 수입 기반이 취약해 구조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