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일본 여성 관광객들이 장근석이 모델로 나온 한 브랜드 매장에서 화장품을 앞다퉈 구입하고 있다.

- 칵테일 4시간 만에 다 소진
- 트위터 소개 맛집도 북적
- 시 "타깃 마케팅 필요성 배워"

"카와이! 카와이!(귀여워요! 귀여워요!)."

지난달 29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부산에 들어온 일본인 아줌마들은 '근짱(장근석의 일본식 애칭)'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장근석과 함께하는 부산의 여름향기' 팬미팅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온 일본의 관광객. 29, 30일 무려 1500여 명이 부산을 방문했다. 이들은 2박 3일간 부산에 머무르며 장근석과 연관된 장소를 찾고, 상품을 소비하며 주말 부산지역 유통가에 깜짝 특수를 안겨줬다.

'근짱의 여인'들이 부산에 머무르며 돈을 쓰는 이유는 한마디로 '장근석'때문. 방문 첫날 곧장 이들의 발길이 향한 곳은 장근석을 모델로 내세운 호텔 면세점 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이었다. 29일 오후 1시부터 이 매장은 장근석의 포스터와 입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아울러 장근석의 사진이 박힌 달팽이크림, 마스크팩 등 세트 상품을 구매한 후 장근석의 포스터 사진을 받기 위한 줄도 끊이지 않았다.

일부 코너에서 급하게 제품에 장근석 사진을 붙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롯데호텔 부산 로비에 마련된 장근석 사진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롯데호텔 부산의 라운지 바에선 장근석을 모델로 내세워 출시한 막걸리 칵테일 '스카이블루' 500인 분량이 출시 4시간 만에 다 팔렸다. 아울러 이 호텔 한일 식당에서 선보인 '장근석 메뉴' 역시 장근석의 얼굴이 프린팅된 메뉴 팸플릿 100여 장이 비치 5분여 만에 동이 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근짱'의 인기는 일본인 팬들의 관광 코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산 방문 첫날 이들 대다수는 서면, 남포동 일대 '카페베네' '코데즈컴바인' '네이처리퍼블릭' 등 장근석이 모델로 나섰던 매장을 위주로 관광했다.

코데즈컴바인 매장 역시 장근석 입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고 포스터를 구하려는 일본인들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 매장이 장근석 한정판으로 출시한 젠하이저 HD229 헤드셋은 준비한 20박스가 모두 동나고 30박스의 예약 주문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평소와 달리 방문객의 3분의 2 정도가 일본인 아줌마들이었다고 매장 측은 설명했다.

이들의 부산 나들이는 이튿날에도 서면, 자갈치 등으로 계속됐다. 장근석이 트위터를 통해 맛집이라고 추천한 부산진구 범천동의 한 해물탕집은 평소보다 일본인 손님이 7배가량 늘었다.

부산시는 이런 한류 특수를 계기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30일 롯데호텔 부산 크리스탈볼룸 팬미팅 행사에 참가한 이영활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일본인들의 선호도를 파악해 관련 한류 관광 기획에 접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광업계 관계자들도 "무작정 부산을 알리기보다는 외국 고객의 수요를 반영한 타깃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륜 기자 곽태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