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창고 폐업' '세관 압류물품 매각' 등으로 불리는 '보세물품 판매' 광고와 얽힌 사연을 소개한다.

어느 날 중년 여성분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 여성분은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보세의류'라는 말을 믿고 옷을 샀다가 맘에 들지 않아 반품한 사실이 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보세의류'라는 것이 세금 납부가 유보된 물품이고, 세금이 유보된 물품이라면 시중에 판매될 수 없는데, 어떻게 보세의류가 시중에 판매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당연한 말이다. 세관에서는 '보세'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보세화물', '보세창고', '보세공장', '보세판매장', '보세전시장', '보세운송' 등이 그것이다. 이런 '보세'란 말은 어떨 때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보세'는 외국에서 물품이 국내로 수입됐으나, 아직 수입 관세를 내지 않은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정식 수입통관이 되지 않아 아직 시중으로 나올 수 없는 물품이다.

인터넷쇼핑몰 또는 동네 옷가게 등에서 '보세옷'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엄격히 말하면 그 '보세옷'은 세관에서 통용되는 '보세옷'이 아니다. 아마도 '수출용 의류' 또는 '유명 브랜드가 아닌 저렴한 옷'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간혹 일간지에 끼워져 배달되는 전단에 '보세창고 폐업'이란 말이 나온다. '보세창고'란 외국에서 수입되는 물품이 수입 통관되기 전 한때 보관되는 장소를 말한다. 창고주와 화주는 일반적으로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러므로 보세창고가 폐업했다고 해서 창고에 보관된 보세화물을 판매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다.

'세관 압류물품 매각'도 마찬가지다. 세관에 압류된 물품이 있기는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세관에 압수된 물품으로, 법원의 판결로 국고에 귀속된 물품이다. 그러나 이러한 물품은 절대 세관에서 판매하거나 일반적인 상거래로 유통되지 않는다. 세관 몰수품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유통사업단'에 위탁, 판매되고, 일정 수량 범위 내에서 구매할 수 있다. '보세'라는 말과 '세관 압류'라는 말에 현혹돼 낭패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