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업체 김모(32) 과장은 아직 젊은 나이지만 노후 준비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아 고민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재테크를 위한 펀드상품 고르는 법과 최근 출시된 연금저축펀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펀드수는 1만 개를 돌파하면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자산 규모면에서는 13위에 그쳤다. 유럽 재정위기를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과 세계 주요국 경제부진 등으로 경기침체의 우려가 장기화 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상품이 대량으로 나온 것이 한국의 펀드 수를 1위로 만든 요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이렇게 방대한 펀드들 중에서 과연 어떤 것들이 좋을까. 물론 투자자에게 고수익을 올려주는 펀드가 좋은 펀드다. 그러나 항상 최고의 수익을 내는 펀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펀드 투자를 할 때 대개는 과거 수익률을 보고 시작한다. 하지만 과거의 화려했던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펀드를 골라야 할까. 첫째,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높은 펀드가 좋다. 펀드 유형별로 보면 주식형펀드는 코스피200 지수나 종합주가지수, 채권형펀드는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 또는 1년 만기 통화안정채권이 주로 벤치마크 수익률이 된다. 일단 펀드가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나은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다면 좋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표준편차와 베타를 고려하자. 표준편차란 일정기간의 수익률을 동일기간의 평균수익률과 비교 때 변동성 범위를 말한다. 표준편차가 작은 펀드가 위험이 작은 펀드이며, 평균의 표준편차보다 해당펀드의 표준편차가 낮다면 좋은 펀드라고 할 수 있다. 베타는 펀드의 수익률이 벤치마크 수익률의 변동에 대하여 어느 정도 민감도를 가지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1 이상이면 시장에 매우 민감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펀드의 보수를 고려하자. 펀드 유지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펀드보수이다. 펀드보수는 펀드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장기 투자 시 영향이 더 커지기 때문에 동일한 유형의 펀드라면 펀드보수가 낮은 것이 좋다. 넷째, 꾸준한 수익률을 실현하고 있는가다. 펀드를 판단할 때 과거에 수익률이 좋았다고 하더라도 미래에도 계속 성과가 좋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가능하면 오래되고 검증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새로 출시된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김 과장의 또다른 관심사인 연금저축펀드는 장기적립식투자를 통해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어 급여생활자 등에게 유리한 상품이다. 만 18세 이상 국내거주자인 경우 분기당 300만 원(전 금융기관 합계금액)까지 가입할 수 있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지만 연간 400만 원 한도내에서 소득공제혜택도 가능하다. 10년 이상 매년 일정액을 적립하면 만 55세부터 5년 이상 연금형태로 수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해 400만 원을 불입한 소득구간 1200만~4600만 원의 투자자라면 세금환급액등을 합해 21.5%의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소득 8800만 원 이상이라면 154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43.5%에 이른다. 하지만 중도에 해지하면 22%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되며, 5년 이내 해지시에는 불입액(연 400만 원 한도)의 2.2% 해지가산세가 부과된다.

박철호 부산은행 부전동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