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주)그린조이 총괄이사가 자사 제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2006년 평사원 입사 후 경영수업
- 골프웨어 특화 패션의류기업 변신
- 일상 속 편하게 입는 옷 콘셉트
- 중간 마진 축소 새 유통구조 고민

"'대중적인 명품 브랜드를 만들자'는 이 한 마디에 회사의 모든 비전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중들이 즐겨 입을 수 있는 퀄리티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것이 미래 경영에 대한 생각입니다."

최원영(33) (주)그린조이 총괄이사는 창업주이자 부친인 최순환(62) 회장이 제시한 비전을 계속해서 다듬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평사원으로 그린조이에 입사해 MD와 생산관리, 영업 파트를 거친 최 이사는 총괄이사를 맡아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영업에 중점을 둔 업무를 하고 있다.

1976년 항도섬유로 출발한 향토기업 그린조이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세대가 즐겨입는 캐주얼 의류를 생산하는 패밀리 브랜드에서 지난 2000년부터는 골프웨어를 특화시킨 패션의류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전국에 140여 개의 직영점과 가맹점 등 탄탄한 유통망도 갖추고 있다.

최 이사는 "해외 캐주얼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상륙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골프웨어로 승부수를 던졌다"면서 "골프웨어라고 해서 필드에서만 입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멋스럽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그린조이가 추구하는 콘셉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철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이나 서민들이 입기에는 부담스러운 고가의 의류가 할 수 없는 부분을 그린조이가 담당하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몇 년을 계속 입어도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친의 경영철학이나 방침 가운데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회장님의 비전(대중적인 명품 브랜드를 만들자)은 확고하며, 회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바"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친과 한 세대의 차이가 나다보니 생각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그는 "누구보다 회사를 잘 아는 분은 회장님이다. 또 기성세대라고 해서 판단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급변하는 트렌드와 정보화 등 기성세대가 간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 특히 기업 내부는 물론 사회와의 소통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기업 내부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오피스톡'이라는 폐쇄형 SNS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최 이사는 지역 섬유산업의 생산기반이 무너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전체 물량의 70% 정도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부산은 봉제와 염색 인프라가 붕괴되면서 생산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협력업체를 찾기 어렵다. 경기도와 강원도 쪽으로 생산 물량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섬유산업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미흡해 기술개발의 벽에 부딪힐 때도 많다고 털어놨다.

최 이사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패션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새 유통구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 기존의 유통체계에서는 중간 마진이 너무 많아 제품가격이 생산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을 수밖에 없다. 유통마진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