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장벽 철폐로 수출 확대
- 석유화학·기계·철강 등 혜택
- 경공업·농어업은 약세 예상
- 이해 관계 얽혀 진통 예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3개의 경제 대국이 지난 20일부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본격화했다. 지난 2003년 민간 차원의 공동연구가 시작된 이후 10년 만에 이뤄지는 공식 협상이다.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미국과 유럽 등에 이어 또 다른 거대 통합시장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영토분쟁과 북한문제 등 3국이 겪고 있는 외교적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향후 진행될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계 3위 규모의 통합시장 탄생
한·중·일 FTA 협상은 외교통상부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을 포함한 3국의 통상장관들이 지난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고 개시를 선언하면서 첫발을 내딛었다. 애초 한·중·일은 각국 정상들이 협상 개시를 선언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중·일 간 갈등 등의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우선 FTA 체결 이후 기대되는 효과는 한·중·일 간 관세장벽이 철폐된다는 점이다. 중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출이 확대되는 등 사실상 아시아 경제가 '통합의 길'로 들어서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 3국의 인구와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15억2200만 명과 14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에서도 북미자유무역협정과 유럽연합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통합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혜택이 예상되는 분야는 석유화학과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등이다. 반면 경공업 분야는 약세가 예상된다. 중국이 노동집약적 제조업에 강하고 일본이 기술력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3국 간 교역이 활발히 진행 중인 농수산 분야는 경쟁력이 가장 높은 중국과의 별도 FTA 협상이 진행 중이고 우리나라와 일본이 농업보호 성향이 강해 개방 범위는 넓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발효 후 10년간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1.45%, 후생 수준은 163억4700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외교부는 경제적인 측면 이외에도 정치·안보 분야에서 3국의 협력이 강화돼 향후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정치적 변수' 최소화 방침
하지만 협상과정에서 예상되는 장애물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3국의 외교적인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데다 FTA 협상 자체의 성격상 각국이 '이익 도출'을 위해 어느 정도의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협상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협상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독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영토분쟁과 북한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미묘한 갈등 등도 협상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경림 외교부 FTA 교섭대표는 "내년 3~4월 한국에서 열리는 1차 협상 이후 최종 타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치적 변수에 따른 파급 효과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협상분과 구성은 우선 협상범위에 대한 협의를 추진한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