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민주당 월권행위"
- 장외거래 해외이탈 등 우려

장외거래 중앙청산소(CCP) 도입을 담은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국회 통과 무산을 놓고 지역의 반발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금융중심지 입주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및 국비지원 등을 담은 금융중심지법이 법제사법위에 발목을 잡혀 1년 넘게 끌어오다 지난해 9월에야 지역사회의 반발로 겨우 통과된 것과 동일한 상황이 재연됐다며 격앙된 표정을 나타냈다. 부산시도 한국거래소에 설립될 예정인 CCP 도입이 지연되면서 국제금융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관련 법안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으나 21일 법사위에서 일부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반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본회의 처리가 불발됐다. 민주통합당 측은 검토 후 연말 예산안 심의 시 법안 처리를 약속했으나 연내 도입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23일 성명을 내고 "G20 합의사항인 CCP 연내 도입이 무산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제적 신뢰도가 크게 훼손되고, 연간 4000조 원에 달하는 국내 장외파생거래의 청산수요가 해외로 이탈할 우려도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시당은 특히 "해당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한 법 개정안을 법률체계 및 자구검토만 담당해야 할 법사위에서 야당의원의 반대로 통과가 무산된 것은 중대한 월권행위"라면서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대선 후보는 부산 금융중심지의 성공적인 조성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 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에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금융중심도시 구축에 기대를 걸고 있던 시민단체들도 정치권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일부 야당의원들이 '부산에 혜택을 주기 위한 법안'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2일 국회 법사위에서는 민주당 위원들 일부가 "CCP 인가요건에 있는 '사회적 신용' 이라는 부분이 유지요건에는 빠져있어 보완돼야 한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는 법인이 채무불이행이나 법 위반 등 사회적 신용을 잃었을 경우 바로 인가가 취소된다면 거래 정지로 인한 대혼란이 있기 때문에 뺀 것으로 이미 정무위에서 논의가 된 사항"이라고 설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