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열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운영위를 앞두고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여부가 지역사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개최된 '2013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국제신문DB

- '부산화' '지정해제' 순위놓고
- 시기·방법·제도 마련 등 이견
- 시민단체 의견 결집 시급

"지난해와 올해,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오는 31일 열리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해제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거래소 안팎에서는 '이번에는 해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재정부는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과의 인터뷰에서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올해는 재정부도 이와 관련해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년 1월 안에 공공기관 지정과 해제를 결정한다.

재정부는 25일에는 민간위원들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31일에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거래소 공공기관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21일 "현재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다만 거래소의 현재 역할과 공공기관 해제에 따른 향후 발전 방안, 부산 여론 등을 감안해 논의를 진행할 계획으로 민간위원들의 얘기를 들어본 뒤 최종 논의를 거쳐 31일 확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지 4년.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하나같이 주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선 공공기관 지정해제, 후 점진적인 부산화'를 주장하는 단체가 있는 반면, '부산화부터 약속한 뒤에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우선 해제돼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부산화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부 통제를 받고 있는 동안 부산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공공기관 지정해제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기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묶여 있는 이상 경쟁력을 키우기는 힘들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반대하는 측은 아직도 거래소가 '독점과 공적기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만 하면 거래소의 독점적 지위가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설명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한국거래소의 독점적 지위를 없애고 대체거래시스템(ATS)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화와 관련, 거래소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되기 전만 해도 거래소의 부산지역 사회환원 사업이 활발했으나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예산과 조직운용에서 정부 규제를 받아 부산화 작업을 더 진전시킬 수 없었다"며 "과거 통합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면서 상장차액 일부를 부산지역에 환원하는 계획도 있었으나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상장작업도 중단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적으로 거래소들이 대형 자본을 바탕으로 자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는 추세여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면 공공기관이라는 족쇄를 풀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