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감전동 소재 제우스유화공업 이선도 대표이사가 자사 유류 제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2003년 장수기업 목표 경영 참여
- 연구소 책임자 겸임 기술혁신 주도
- 회사 생존 위해 끝없는 변화 모색

- 인천지사 이어 울산공장 완공 눈앞
- 해외·틈새시장 공략 강소기업 도약

"우리는 대기업과 경쟁하는 업종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가격으로 싸우면 대기업의 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외국시장 개척과 친환경 제품 전환을 무기로 혁신해서 장수기업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2세 경영인인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 사상구 감전동의 제우스유화공업 이선도(39) 대표이사는 인터뷰 내내 '변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바로 지금이 회사가 생존을 위한 변화를 꾀할 때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제우스유화공업은 전기절연유, 금속가공유, 프로세스 오일 등을 개발하고 만드는 윤활유 생산업체다. 창업주이자 이 대표의 부친인 이창남 회장이 1978년 유성정유공업사라는 이름으로 부산에 회사를 설립했고 한국전력, 철도공사(KORAIL), 한진중공업, 국방부조달본부 등에 제품을 납품하며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직원수 20명에 연매출이 약 200억 원인 제우스유화공업은 최근 인천지사를 냈고 울산공장 완공도 앞두고 있다.

장남인 이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맡은 것은 2003년부터다. 그는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지만 부친이 창업한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얼마간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경영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백년기업'을 꿈꾸면서부터라고 그는 말했다.

"독일에는 3, 4대를 잇는 오래된 기업이 많습니다. 1세대가 기반을 닦으면 2세대가 외국으로 진출하고 3세대는 세계를 상대로 활약하는 강소기업으로 자리잡습니다. 우리 회사를 그렇게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대표이사가 되면서 그는 회사 내 기술연구소 책임자를 겸임하며 경영과 기술혁신 방안을 집중 연구했다.

"수요가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대기업과 경쟁하기는 어렵습니다. 외국의 틈새시장을 뚫어야죠. 현재 우리 회사의 국외 수출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올해 20%, 내년에는 30, 40%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일단 나서보니 외국시장은 공략할 여지가 많다고 그는 말했다.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원유를 팔아 가공유를 수입하는 나라는 시장이 컸고 한류 덕에 아시아 시장의 상황도 괜찮았다. 수출 증대의 포부를 키우면서 온산공업단지에 들어설 울산공장에는 배가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수출·수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수출 개척이 외부 혁신 방안이라면 내부 혁신 방안은 '친환경 전환'이다. 그는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기존 석유화학을 대체할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야 시장이 커졌을 때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생산기술연구원과 손잡고 친환경 전기절연유를 개발해 지난해 판매에 들어갔고 지금도 친환경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시간을 쪼개 산업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스펙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임금과 복지가 열악한 중소기업이 인재를 붙잡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에 중소기업 경영자, 특히 2세 경영인은 스스로 인재가 돼야 한다"며 "나의 아이디어는 온전히 우리 회사 것이 될 수 있으니 앞으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