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문용호 씨가 투자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이진우 프리랜서 |
- 첫 출전에 수익률 54.3% 달성
- 25년간 틈틈이 재테크 공부
"주식을 살 때는 신중하게, 팔 때는 거리낌 없이 팝니다. 아니다 싶을 때는 바로 빠져 나오죠. 주식시장이 제 생각과 반대로 움직이면 그때는 반드시 쉬면서 종목을 연구하고 매수 타이밍을 기다립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22일부터 9주간 실시한 '제23회 KOREA STOCK 실전투자대회' 슈퍼스타리그(5000만 원 이상 투자) 부문에서 문용호(57) 씨가 1등을 차지했다고 26일 밝혔다. 문 씨는 전업투자자가 아니다. 그의 직업은 부산 엄궁동 농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이다. 경력이 33년이나 되는 베테랑이다. 농산물도매상을 직접 운영하며 재테크 차원에서 틈틈이 주식투자를 한 지 20년이 넘었다.
실전투자대회 출전은 처음이라는 문 씨가 내로라하는 '재야의 고수들'을 제치고 극도의 침체장세에서도 수익률 54.3%로 1위를 한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냉철한 차트 분석과 철저한 손절매 원칙을 준수한 것.
문 씨는 "실적호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1개 종목을 먼저 선정한 뒤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조정받을 때를 대비해 2, 3개 종목을 미리 발굴했다"며 "먼저 투자한 종목이 조정을 받아 수익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미련 없이 곧바로 손절매한 뒤 다른 종목으로 갈아탄 것이 비법"이라고 말했다. 대표 종목을 4개로 압축한 뒤 인기 종목과 테마 종목을 교체 매매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단, 잦은 교체 매매가 아니라 한 종목이 조정을 받으면 다른 종목으로 대체하고, 재상승 기회가 오면 뒤에 발굴한 종목을 모두 팔고 승부를 거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종목을 고르는 원칙도 단순했다. 기업의 재무제표와 영업이익 등을 꼼꼼히 살펴 철저히 실적 호전주에만 투자했다.
문 씨가 맨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때는 농산물 도매사업을 하며 나름대로 큰돈을 벌던 1987년. 당시 5000만 원이란 거액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지만 공부와 연습없이 도전한 탓에 쓴맛만 봤다. 이후에도 사업 수익의 일부를 꾸준히 주식에 투자했지만 1996년까지는 손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당시 꾸준히 샀던 전자주를 팔지 않고 장기간 보유한 덕에 수익을 꽤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자신감을 얻은 문 씨는 주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요즘도 아침마다 미국 등 해외증시를 체크하고 경제신문을 꼼꼼히 보면서 관심종목을 정리한다. 사업과 병행하기 때문에 장이 시작된 후 1시간, 마감 전 1시간씩 하루 2시간만 주식시장을 들여다본다. 대신 철저하게 분석한 뒤 종목을 선택하고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아무 준비 없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나름대로 투자관을 확립하도록 공부도 열심히 해야 주식의 승운도 따라오며 실전에 앞서 1~2년 정도 모의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