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폐기 수순에 시민 반발
국토해양부가 김해공항 활주로 용량 증대 방안으로 보조 활주로 건설(본지 27일 자 1면 보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덕신공항 재추진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국토부의 이 같은 입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신공항 추진을 밝힌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황에서 비롯된 만큼 박 대통령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복수의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신공항에 대한 국토부의 입장은 2011년 3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당시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당시 국토부는 낮은 경제성과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백지화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남북통일이 되지 않는 한 신공항은 필요 없다. 김해공항을 늘리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토부는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확장 ▷활주로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증대 ▷보조 활주로 건설 등이 추진되면 김해공항의 포화시점이 2040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이 같은 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가덕신공항 개항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잠정적인 대안으로 김해공항의 활주로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2040년까지는 시설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지금도 권 전 장관의 발언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고 있다.
국토부가 또다시 신공항 재추진 백지화를 거론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의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대선이 막바지에 이른 지난해 11월 30일 부산 사상 유세에서 "부산 가덕도가 최고 입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덕도로 할 것" "부산 시민이 바라고 계신 신공항,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대선 이후 신공항에 대해서 공식·비공식적으로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신공항 재추진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제외했다. 인수위도 140대 국정과제에 신공항 재추진을 포함하지 않았다.
가덕신공항 범시민운동본부 박인호 상임대표는 "박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 또다시 신공항 추진을 놓고 혼선과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밝힌 사항이고 새 정부도 출범했으니 조속히 신공항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