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탐사·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오염도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은 북극 거주민 지역 주변에 버려진 폐드럼통.

북극해는 유라시아 대륙과 북미 대륙에 둘러싸인 해역으로 면적은 1400만 ㎢, 한반도 면적의 55배에 달한다.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4분의 1, 가스 매장량의 3분의 1, 니켈 다이아몬드 우라늄 등 희귀 광물자원이 분포돼 있다. 하지만 혹한의 기후에다 12만 년 된 빙하와 유빙이 해역을 덮고 있어 인간의 접근이 불허돼왔다. 그러나 이 만년빙들이 금세기 들어 1990년대보다 세 배 이상 빨리 녹으면서 북극해가 '마지막 남은 자원보고'로 인류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또 북극항로는 세계적 규모의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물류혁명의 시발지'로 평가받고 있다. 온난화의 역설인 셈이다.

이 때문에 북극해와 북극항로 이용에 대한 관심이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를 경감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경제적 편익에만 치우쳐 북극권 진출이 활발해질수록 오존층 파괴는 불가피하고 생태계는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게다가 온실효과 유발력이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더 높은 메탄가스가 깔린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 온난화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최경식 한국해양대 교수는 "선박 파손 등으로 인한 유류 유출만 해도 기름이 새는 즉시 차가운 온도 탓에 굳어 얼음 밑으로 가라앉거나 얼음 사이에 끼기 때문에 제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은 "북극 해빙은 이제 '회복'의 문제가 아닌 '극복'의 문제"라며 "북극해를 예전의 상태로 돌릴 수 없음을 한탄할 게 아니라 변화된 북극해를 어떻게 활용하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순익 선임기자 신수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