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경제성장률 부진 등 요인
- 한은 보유금 평가 우려 제기

금값이 33년 만에 가장 크게 떨어지며 원자재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은 지난주 종가보다 140.30달러(9.35%) 떨어진 온스당 1361.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980년 1월 인플레이션 공포로 온스당 85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이 하루 새 13.2% 폭락한 이후 33년 만에 최대 규모다. 또 지난 11일부터 4일간 무려 11%나 떨어진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금값이 30년 만에 가장 가파른 폭인 9.35%나 떨어진 건 세계 주요 나라들의 경기침체 현상과 맞물렸다"며 "금값 폭락은 금이 더는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값 폭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 부진이 지목됐다. 중국 정부는 전날 1분기 GDP 성장률이 7.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마지막 분기의 7.9%보다 떨어진 수치며 예상치(8%)를 밑도는 결과로 중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유럽 경제 위기에 따른 키프로스의 금 매각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 13.9t 중 10t 규모를 매각하기로 합의하면서 금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금값이 낙폭을 키우면서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 손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1년부터 총 5회에 걸쳐 90t의 금을 매입, 2010년 8월 14.4t에 불과했던 금 보유량을 올해 4월 현재 104.4t까지 늘렸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국제금값 급락으로 한국은행의 보유금에 대한 평가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다른 원자재들도 일제히 폭락했다. 은값은 하루 만에 11%(2.97달러) 빠지면서 온스당 23.36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2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밖에 백금(4.3%) ▷구리(3.5%) ▷팔라듐(7.8%)도 일제히 가격이 떨어졌다.